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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금융 신흥국을 가다 인도⑦] 하나은행 이영주 구루그람 지점장 "3년간 기업 대출 3배 성장", 하반기 새 지점 연다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5-07-14 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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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남아시아의 인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아직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 않지만 이들 국가는 K금융의 미래 영토로 평가된다. 이들의 어떤 점이 K금융을 매혹했을까. 아시아 금융신흥국인 그곳에서, 묵묵히 K금융의 영토를 넓히고 있는 이들을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인도 글 싣는 순서
① 알렉산더도 퇴각했던 그곳, K금융은 철옹성 인도 어떻게 뚫었나
② 신한은행 인도 본부장 김근호 “30년간 펼친 제휴 전략 성공적, 개인 고객 90%가 현지인"
③ 우리은행 인도 본부장 이필복 “기업고객 중 현지 비중 절반 넘겨, 사업 다각화 추진한다”
④ 인도 미래에셋증권 CSO 매니쉬 제인 "리테일 부문 10위권, 주식발행 시장 커질 것"
⑤ 인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헤드 바이바브 샤 “우리 전략의 핵심은 ‘간결함’, 쉐어칸은 오프라인 시너지 가져다 줄 것”
⑥ ‘니프티50의 그 곳’, 아시아 최대 증권거래소 NSE 가보니
⑦ 하나은행 이영주 구루그람 지점장 "3년간 기업 대출 3배 성장", 하반기 새 지점 연다

- 프롤로그 기사 보기
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인도⑦] 하나은행 이영주 구루그람 지점장 "3년간 기업 대출 3배 성장", 하반기 새 지점 연다
▲ 지난 11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 인근에 위치한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에서 이영주 지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지점장은 구루그람 지점이 지난 3년 동안 운용 대출금 규모를 3배까지 늘리며 급성장하고 있으며, 하반기 인도에 2개의 새로운 지점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구루그람(인도)=비즈니스포스트] 인도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이 열악한 현지 상황에서도 3년 동안 운용하는 대출금 규모를 3배로 올리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도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 기존 2개인 인도 지점을 올해 하반기 4개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더뎌지고, 외국계 금융 기업을 견제하는 인도 당국의 금융정책이 하나은행의 인도 사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은 인도 기업을 대상으로 루피화(인도 통화) 대출과 신디케이션 론 사업을 확대하면서 선전하고 있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30km 아래 위치한 구루그람의 하나은행 지점을 찾았다. 

하나은행은 2015년 인도 남부 첸나이에 지점을 설립하며 인도 금융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한국 대기업들의 인도 진출에 발맞춘 행보였다. 2019년에는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에 지점을 신설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영주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장은 “설립 직후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3년 동안은 운영을 제대로 못했다”며 “이후 3년 동안 열심히 운영하며 구루그람 지점이 크게 성장했고, 본사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 지점장에 따르면 구루그람 지점의 관리대출금 규모는 2022년 6월 기준 1억1천만 달러(약 1516억 원) 수준에서 2025년 6월 기준 3억3천만 달러(약 4549억 원)로 증가했다. 3년 만에 대출금 규모가 3배 늘어난 것이다.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은 인도 루피화 대출과 신디케이션을 함께 진행하며 인도 금융시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신디케이션은 여러 은행이 모여 하나의 대규모 대출을 공동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지점장은 “신디케이션은 주로 싱가포르나 홍콩 등 역외에서 차입하는 인도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다른 은행의 경우 싱가포르 지점에서 한다거나 홍콩, 런던 지점에서 진행하지만, 구루그람 지점은 여기서 모든 걸 처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 기업 입장에서 루피화와 달러 대출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점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인도 내 신디케이션을 위한 채널을 확보해 인도 내부와 역외를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포스트 차이나' 인도 금융 시장이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올해 하반기에 2개의 새로운 지점을 낼 예정이다.

그는 “올해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인도 뭄바이와 벵갈루루 지역에 각각 새 지점이 들어설 것”이라며 “지점 개설을 위해 개설위원장이 인도로 나와 직원을 뽑으며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인도 여신금융 사업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는 "인도 정부의 행정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 중견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있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해외에 공장이나 법인을 설립할 때 일반적으로 국가는 토지, 수도, 도로 등 기본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다만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중견 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다르게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지점장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한국 중견 기업 수는 최근 2~3년 동안 늘어나지 않고 있다. 대기업이 현재 차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중견기업 인도 진출 정체는 하나은행 인도 사업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인도에는 대출 계약 기간보다 먼저 대출금을 갚을 때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 대출 비중이 10%를 넘어야 당좌예금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인도 당국 규제도 한국 금융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인도⑦] 하나은행 이영주 구루그람 지점장 "3년간 기업 대출 3배 성장", 하반기 새 지점 연다
▲ 지난 11일(현지시각) 하나은행 인도 구루그람 지점의 은행 창구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예금을 유치해야 이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높일 수 있는데, 당국 규제로 예금 유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점장은 "인도 고객들은 구루그람 지점에서 대부분 대출만 이용하며, 예금은 현지 은행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는 “리테일 금융 사업도 검토하고 있지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굉장히 많다”며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과 비교해 이용자 수가 많아, 이를 위한 모바일 금융, 모바일 페이 등의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하는 직원 수도 현재의 3~4배 수준으로 늘려야 하고, 고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전산을 위한 서버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며 “현지 은행들이 몇 천 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경쟁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도 금융 시장은 현지 기업 성장과 글로벌 기업의 인도 진출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가 최근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 움직임 보이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세계 1위 인구를 지닌 인도의 금융 시장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는 전망이다.

영국 컨설팅 업체 PwC의 시라그 바사 인도 담당은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금융시장으로, 지금이 인도 금융 시장에 진출할 전략적 적기”라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구루그람 지점을 더 성장시키기 위해선 인도의 유력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여신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수적으로 여신을 운용하고 있다 보니 안정성은 좋지만, 수익 측면에서 마진이 적은 상황”이라며 “인도 금융 기업은 내수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고, 오랜 시간 과점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데, 이들과 경쟁하려면 인도 기업 여신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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