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홍윤식 후보는 10일 강릉 교동 선거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최명희 후보에게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선 강릉시장을 지냈고 동계올림픽 개최에 크게 기여했던 무소속 최명희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성지 강릉에서 미래통합당과 보수 승리를 견인하기 위해 어떤 형태의 단일화 방식과 조건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11일 24시로 단일화 협상 시한도 제시했다.
하지만 홍 후보와 최 후보 사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강릉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동안 최 후보의 중도 포기를 요구해 온 홍 후보를 향한 최 후보쪽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최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보수후보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단일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후보 사퇴를 요구한 장본인”이라며 “강릉경제를 살려 새로운 강릉과 함께할 강릉시민을 위해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후보도 단일화 없이 선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홍 후보의 제안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권성동 후보까지 포함한 명실상부한 보수후보 단일화는 더 어려워 보인다.
홍 후보는 권성동 후보와 단일화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 무소속 후보 개인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보수를 분열시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총선 결과를 내줄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무소속 권성동 후보는 (박근혜) 탄핵 주도를 통해 문재인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보수후보 단일화에 함께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탈당한 권 후보와 비교해 통합당 공천을 받은 그가 보수후보의 ‘정통성’과 ‘대의명분’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투표일까지 아직 4일이 남아 있어 보수후보 사이 단일화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홍 후보가 후보 단일화 논의에서 권 후보를 배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권 후보도 불확실한 단일화 추진보다 선거유세에 집중하고 있어 투표일을 4일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단일화 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
권 후보는 3월16일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면서 "보수분열을 막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보수후보 단일화를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보수후보의 분열 속에 보수의 아성인 강릉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오차 범위 안이지만 김경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리서치가 6일부터 8일까지 강릉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김경수 후보 32.4%, 무소속 권성동 후보 27.9%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통합당 홍윤식 후보 12.4%, 무소속 최명희 후보 10.7% 등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앤리서치가 8일 강릉 유권자 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민주당 김경수 후보 33.9%로 무소속 권성동 후보 29.0%를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통합당 홍윤식 후보 13.6%, 무소속 최명희 후보 10.2% 등으로 조사됐다.
강원 강릉에서는 선거구가 개편된 2000년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최욱철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승리했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권 후보는 2009년 보궐선거에 당선한 뒤 50%가 넘는 득표율로 강릉 지역구를 지켜왔다.
이 선거구에는 네 후보 외에도 민중당 장지창 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전혁 후보도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KBS의 의뢰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5.8%,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