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본이 국내 증권사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 자본이 적극적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인수전에 중국 시틱그룹과 안방보험이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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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는 최근 현대증권 인수작업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 중국 안방보험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받아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대만 유안타금융지주도 지난해 동양증권을 인수해 유안타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 증권시장에 진입했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증권사 인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반 염려반이다.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이고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가 하면 국부유출 과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외국계 자본, 왜 국내 증권사 관심 보이나
일본과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이 국내 증권사를 노리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 시장은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국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진 일본과 중국 자본은 수익성이 좋은 해외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높아져 외국계 자본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6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1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35% 급증했다. 8년 만에 반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으며 두 분기째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기업가치에 비해 매각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것도 외국계 자본의 관심을 끌게 만들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금융사들은 지정학적 위험을 지닌 시장 특성상 실력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자본력이 풍부한 외국계 기업들은 부담없는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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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안타증권은 범중화권 특화상품을 도입하는 등 중화권 투자자본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
◆ 외국계 자본의 국내 증권사 인수, 득과 실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계 기업이 국내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해당 외국자금의 국내증시 유입이 늘어날 수 있고 해외시장 교두보를 확보하는 등의 긍정적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은 범중화권 특화상품을 도입하는 등 중화권 투자자본 유치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해외자본의 국내증권사 성공적 인수사례로 꼽힌다. 유안타 증권은 올해 1분기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도 순이익 175억 원을 거둬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국내시장과 다른 투자문화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은 올해 2월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외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사 인수와 관련해 “현대증권이나 동양증권 같은 대형 증권사의 외국계 인수는 잘 된 일이라고 본다”며 “그들의 투자문화와 경험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업이 자칫 외국계 자본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제2금융권처럼 증권업계도 외국계 자본에 의한 잠식이 현실화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국내 대부기업들은 이미 일본계 자본이 장악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으로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부액은 4조9700억 원(56.2%)으로 토종 업체들의 3조5600억 원(40.2%)을 추월했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증권사 인수는 국부유출 논란을 낳을 수도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의 증권사 인수는 자본유출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극단적으로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서 배당과 시세차익까지 더해 막대한 이익을 내고 처분한 해외 사모펀드 론스타와 같은 사례가 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