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하 SK 대표이사 사장이 SK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업무혁신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다.
박 사장은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SKC&C의 클라우드사업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업무방식 혁신 등 ‘딥 체인지’를 이루는 데 주력한다.
▲ 박성하 SK 대표이사 사장.
26일 SK그룹에 따르면 SK의 C&C사업부문 대표가 SK의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은 2016년 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016년 말 SK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4년 만이다.
박성하 사장의 전임자였던 안정옥 전 C&C사업부문 사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미등기임원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SK그룹 차원에서 SKC&C가 주도하고 있는 SK그룹 전체의 클라우드 전환에 힘을 싣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최근 업무방식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성하 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4일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나 자신도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며 “재택근무와 관련해 지속적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 ‘워크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재택근무체계를 단순히 대안으로서가 아닌 하나의 업무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클라우드 전환은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업무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처리하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단말기를 업무용 PC처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SK그룹 계열사의 한 직원은 “이미 대부분의 업무가 클라우드를 통해 진행되고 있어서 집에서도 회사와 거의 비슷한 업무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2022년까지 전체 계열사 시스템의 80%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그룹은 클라우드 전환이 업무방식 혁신과 함께 데이터 관리의 효율 상승, 데이터 활용의 유연성 제고 등을 통해 SK그룹을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조직으로 바꿔내는 ‘딥 체인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C&C가 2019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국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기업(MSP)인 클루커스의 지분 18.84%를 인수한 것 역시 그룹 클라우드 전환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SKC&C는 클루커스를 인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뿐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서 SK그룹 계열사들의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클라우드사업을 SK그룹 외부에서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SKC&C는 박 사장의 선임과 함께 조직을 개편해 클라우드 마케팅·기술·인프라 조직을 하나로 묶은 ‘클라우드부문’을 신설하고 클라우드 원스톱서비스 제공에 방점을 찍었다.
SKC&C는 24일 금융권에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웹·애플리케이션 테스트 솔루션 ‘엠티웍스’를 업그레이드했다. 금융 보안규정을 준수하면서 소비자 사용 애플리케이션 등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KC&C는 클라우드 기반의 금융특화 모바일 관제서비스도 2020년 상반기 안으로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올해부터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구축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SKC&C가 공공 클라우드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SKC&C 관계자는 “SKC&C 클라우드사업을 강화하고 SK그룹 계열사 전체의 클라우드 전환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일원화했다”며 “SK그룹의 ‘디지털 전환 전문가’인 새 사장의 선임 역시 SKC&C의 클라우드사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2019년 12월 SK C&C사업부문 사장에 내정됐으며 3월25일 열린 SK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SK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박 사장은 SK그룹 내부에서 ‘디지털화’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SK에서 정보통신담당 상무를 지냈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략지원팀장으로 일하면서 SK그룹의 디지털라이제이션(디지털화)과 딥 체인지를 주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