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도 잡아내는 진단키트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다른 업체보다 먼저 한 단계 발전된 진단키트를 내놓아 개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씨젠에 따르면 천 대표는 4월 중순까지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를 검출해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천 대표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씨젠에서 열린 진단키트업체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천 대표는 “4월에 나오는 것은 세상에 누구도 하지 않는 아마 어떤 변이가 있어도 다 잡아낼 수 있는 것으로 4월 중순쯤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젠은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세계 40여 국가에 수출하고 국내 수요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지만 우후죽순으로 경쟁업체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천 대표로서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해졌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바이오회사들은 경쟁적으로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진단키트를 개발해 긴급사용을 신청한 국내 회사만 30여 곳에 이른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한 사례가 나와 진단키트 수요가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점도 씨젠이 변종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개발을 준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디코드 제네틱스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40여 개의 변종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앨런 랜드럽 톰슨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상당히 격렬하게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지금보다 사람들을 더 공격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중국 과학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예비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켜 전파속도와 증상이 다른 2종류의 바이러스로 진화했다.
천 대표는 20년 동안 쌓아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개발을 자신하고 있다.
씨젠은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더라도 실시간으로 동시다중 정량검사가 가능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의 검체로 20여 개의 병원체 유전자들을 구분해 내는 동시에 정량까지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
천 대표는 이 기술을 현재 시판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도 적용해 경쟁업체보다 빨리 내놓을 수 있었다.
다른 업체의 진단키트는 2종류 유전자를 검사해 확진자를 감별하는 반면에 씨젠의 진단키트는 3종류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하도록 개발해 정확도를 극대화했다.
천 대표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가 코로나19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하자 슈퍼컴퓨터에 가까운 고성능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발기간을 단축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씨젠은 세계에서 유일한 동시다중 정량검사가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한 분자진단 전문회사”라고 평가했다.
천 대표는 이미 코로나19 진단키트를 2주 만에 개발을 마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변종 바이러스 진단키트도 계획하고 있는 4월까지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 대표는 25일 진단키트업체 간담회에서 “바이러스가 아무리 변화해도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예측해서 잡아내려고 마음먹으면 잡아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출시한 뒤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시가총액 3조 원으로 26일 코스닥 시총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