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동석 잇츠한불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인수합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보유한 브랜드만으로는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쉽지 않지만 인수합병으로 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25일 잇츠한불에 따르면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잇츠한불은 대부분의 현금성 자금을 정기예금과 같은 단기금융상품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잇츠한불이 이 자금으로 화장품 브랜드 인수나 유통망 확보를 추진할 것으로 바라본다.
정소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잇츠한불은 2019년 말 기준으로 보유현금이 약 2300억 원”이라며 “앞으로 인수합병 등 자산 활용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잇츠한불은 주력제품의 성장 둔화와 신제품 흥행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잇츠한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2018년보다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5% 각각 줄어들었다.
잇츠한불은 화장품 브랜드 ‘잇츠스킨’의 달팽이크림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성장해 왔으나 유사 상품이 등장하면서 매출이 줄고 있다. 여기에 새로 내놓은 제품의 흥행 부진, 내수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홍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내 매장을 구조조정하며 군살빼기에 들어갔지만 비용 축소 효과는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대표는 지난해부터 브랜드 다각화에 강한 의지를 보여 올해 새로운 화장품회사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지난해 잇츠한불 30돌을 맞아 “탄탄한 재무구조와 유동성을 기반으로 사업과 브랜드 다각화 등 신규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잇츠한불은 2016년 네오팜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경험이 있다. 네오팜은 보습제 화장품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지금까지 잇츠한불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잇츠한불의 자회사로는 네오팜과 이네이처, 안느가 있지만 현재 네오팜만이 고마진 제품을 기반으로 연간 25% 내외의 성장을 하고 있다. 네오팜은 잇츠한불의 연결기준 전체 매출에서 3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잇츠한불도 네오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최근 잇츠한불 매장에 네오팜 제품을 넣어 판매하고 있다.
홍 대표가 네오팜과 같은 알짜배기 자회사를 확보할 수 있다면 잇츠한불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홍 대표는 자체 생산시설이 없고 유통망이 탄탄한 스킨케어 브랜드를 위주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화장품이 주력인 잇츠한불의 제품군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총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며 “이런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