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구성을 마치고 이사회 내부 위원회도 모두 구성했다.
특히 회장후보 추천위원회(회추위)가 가장 주목받는다. 올해 말부터 새 회장 선임을 놓고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꾸려진 회추위가 다음 회장을 결정한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되 대표이사 회장은 연임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해 위원이 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사외이사 8명 전원이 연임하면서 회추위 구성원도 지난해와 같다. 김 회장이 연임할 의사가 확실하게 없다면 위원회에 참여할 수도 있으나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김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더라도 1년 더 회장을 맡을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에 앞서 2017년 12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회추위에서 김 회장을 제외했다.
당시 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회추위에 소속돼 있어 ‘셀프연임’의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연임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회추위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을 사실상 열어둔 데다 최근 하나금융지주에 2명의 부회장이 새로 선임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후계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김 회장은 최근 이은형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을 새로 선임했다. 3인 부회장체제를 통해 안정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는데 함영주 부회장을 더해 3명의 부회장이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경영능력을 놓고 어느 정도의 경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나은행장으로서 사실상 후계구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성규 행장까지 더해져 더욱 전망하기가 어렵다.
김 회장이 일단 연임한 뒤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이은형 부회장, 지성규 행장 등 회장후보군의 경쟁을 유도해 ‘포스트 김정태’를 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하나금융지주에 뚜렷한 2인자가 있어 2인자가 차기 회장에 오르는 게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면 이제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은형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은 둘 다 외부 출신인 데다 이은형 부회장은 아직 40대인 만큼 다음 회장후보로 꼽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은형 부회장은 2011년 영입됐고, 이진국 부회장은 신한금융투자 출신으로 2016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는 위원회 구성이 이제 갓 마무리됐고 아직 회장후보 추천위원회가 열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주총이 끝나면 바로 위원회 구성도 마무리하는데 중간에 위원회 구성원이 새로 합류하거나 빠지는 등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며 “다만 법적으로 막혀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