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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을 민주당 박완주에 통합당 이정만 도전, 보수표 분산이 변수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0-03-25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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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천안시을이 주목받는 선거구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하는 이정만 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이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마련한 ‘검사와 대화’에 참여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기 때문이다.
 
천안시을 민주당 박완주에 통합당 이정만 도전, 보수표 분산이 변수
▲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이정만 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왼쪽)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안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이 전 지청장은 3선을 노리는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결하는 데 '노 전 대통령에 맞선 검사'라는 이미지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힘든 싸움에 예상된다.

25일 천안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지청장은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부의 코로나19 추경을 비판하고 나섰으나 그 뒤 통합당 지도부가 대규모 구호자금 투입을 주장해 머쓱한 상황이 됐다.

11일 이 전 지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회가 마련한 11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놓고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22일 정부에 40조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제안하면서 추경을 향한 이 전 지청장의 비판이 우습게 됐다. 24일 이 전 지청장의 의견을 물었으나 관계자는 “후보의 명확한 입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선거운동 초반 발걸음이 꼬였지만 이 전 청장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을 적극 앞세우며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핵심공약은 지역 소득증대, 고용창출, 세수 증대 등을 위해 천안시를 복합 전시산업(마이스, MICE)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환역과 당진항·평택항 산업철도 연결, 천안외곽순환도로 건설, 백석 잡월드 건립, 위례 문화단지 조성, 시장저수지에 농촌 테마파크 조성, 지역아동센터 운영비·급식비·간식비 현실화, 직산 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사업 지중화 전면 재검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전 지청장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검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검사와 대화'에 참여하면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서울지방검찰청 소속 평검사로 “노 대통령께서는 워낙 일관된 신념과 소신을 지니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검찰 중립약속을 지키리라 생각을 하지만 이는 대통령 혼자만의 결의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최근에 대통령 형님에 대한 어떤 해프닝, 이런 것을 포함해서 주위에서 또 생길 수가 있다”고 노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의 '인사청탁' 논란을 겨냥했다.

이 전 지청장으로서는 국회 입성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이 3월20일 천안시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보수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악재다. 
 
박 전 사령관은 황교안 대표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때 영입한 첫 번째 인사였다. 그러나 소속 공관병을 상대로 갑질 의혹과 이 문제를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이 필요하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어 영입이 취소됐다.

이 전 지청장이 공개적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형을 언급하며 창피를 줬다는 시선이 존재하는 만큼 친노무현(친노)·친문재인(친문) 지지자들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선거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공천이 늦은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민들에 얼굴을 알리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이 전 지청장은 당초 천안시갑에 출마를 원했으나 16일 천안시을에 공천이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천안시을 재선 의원으로 8년 동안 다진 탄탄한 지역기반을 앞세워 3선에 도전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를 상대로 하는 대면 선거활동을 제한하는 민주당의 방침에 따라 온라인에서 선거운동을 펼칠 수밖에 없지만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힘있는 3선 의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권자의 재신임을 노리고 있다.

박 의원은 핵심공약으로 천안을 광역시 수준에 가까운 권한을 갖도록 특례시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부공약으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충청연수원을 건립, 저신용 소상공인의 재도전을 돕는 특별자금 지원 확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부성역 신설, 평택~오송 복복선 천안아산 KTX 정차역 신설 등을 내놨다.

다만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약을 발표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박 의원이 반려견과 식용견을 구분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힌 것을 놓고 동물해방물결 등 동물보호 시민단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천안 정가에서는 19대 총선 이후 서부 신도시에 젊은층 인구가 대거유입되며 천안시을의 유권자 성향이 범진보쪽에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본다. 

박 의원은 19대 총선에서는 1897표 차이로 간신히 당선됐으나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바람이 거세게 불어 표심이 분산됐음에도 52.7%의 득표율로 여유있게 당선됐다.

이 후보 외에 정의당의 박성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교정과학교실 외래교수, 이영남 민중당 충남도당 부위원장, 2명의 국가혁명배당금당 예비후보가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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