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당진시에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과 미래통합당 김동완 전 의원이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유학파 출신 경제 전문가 어 의원과 행정고시 출신의 정책 전문가 김 전 의원은 두번의 선거에서 1승1패를 보였는데 이번에 삼 세판 승부를 가리는데 통합당의 정용선 전 당협위원장의 무소속 출마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동완 전 새누리당 의원.
24일 당진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어 의원은 여당 현역의원이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현안 해결의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어 의원은 23일 충남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충남은 중앙정부의 전폭적 예산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여당 후보, 충남만을 생각하는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며 “오직 민주당 후보들만이 충남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 의원은 석문국가산업단지 기업유치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 의원측 관계자는 23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어 의원은 초선 때 석문국가산업단지를 수도권 인접지역에서 지원 우대지역으로 변경해 많은 기업을 유치했다"며 "2025년까지 합덕에서 산업단지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완공해 교통기반 확충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은 13대 선거 이후로 연임에 성공한 의원이 17, 18대의 김낙성 전 자유선징당 의원을 제외하고는 없다. 이 지역에서 연임 의원이 잘 나오지 않는 원인으로 특정 정당 지지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이런 '징크스'를 넘어서기 위해 이 의원은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당진도 이젠 힘있는 중진이 필요합니다'는 표어를 정면에 내세우고 있다.
어 의원측 관계자는 표어와 관련해 "이제는 당진에서도 힘있는 재선, 3선 의원이 나와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어 의원은 순천향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마친 뒤 귀국해 경제학자로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연구교수를 지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충남 당진에서 김동완 전 의원에게 패배했고 2016년에 재대결해 당선됐다. 2018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맡기도 했다.
통합당 김동완 전 의원은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 전 의원측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공직생활만 32년을 하며 지방행정경험과 국정수행경험을 두루 갖춘 정책 전문가"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충남 당진의 주요 현안으로 당진항 서부두 매립지 관할권 회복을 꼽고 있다.
당진항 서부두 매립지 관할권 분쟁은 평택시 등이 당진항 서부두 매립지의 관할권을 결정해 달라고 요구하자 행정안전부가 2015년 분할 결정을 내리면서 촉발됐다.
김 전 의원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낼 때 매립지의 관할권을 되찾아오기 위해서 당시 충청지역 의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등 노력했다는 점을 들며 '잃어버린 땅'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공천 결과에 반발해 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용선 전 당협위원장의 존재는 김 전 의원에게 부담이다.
정용선 전 당협위원장은 23일 당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의원의 사퇴요구가 있었지만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기존 당원과 유권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측은 당의 공천을 받은 제1야당 후보로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금산군수,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냈고 내무부와 행정자치부, 소방방재청, 대통령 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전국위원회 부위원장, 중앙공천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어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