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0-03-22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놓고 고가전략을 펴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갤럭시A, 갤럭시M 등 중저가 스마트폰은 성능을 높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판매량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S20울트라.
22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은 가성비, 고급 스마트폰은 고가의 투트랙 가격전략을 펴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고급 스마트폰에서는 수익성을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3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의 가격은 애초 시장의 예상보다 높았다.
갤럭시S20 시리즈 출시 전 삼성전자가 갤럭시S10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소폭 낮은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는 예상됐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울트라는 1300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매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갤럭시Z플립도 유럽 출시가격이 1400유로로 경쟁작 모토로라 레이저(1599유로)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갤럭시S20은 최저 1천 달러로 갤럭시S10보다 100달러 비싸졌다. 갤럭시S20울트라는 1400달러의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 갤럭시Z플립도 유럽 출시가격이 1500유로 안팎으로 기대보다 가격이 올라갔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신흥시장에서 출시하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대폭 높이고도 가격은 예전과 비슷하게 책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갤럭시A71은 인도시장에서 2만9990루피에 출시돼 전작 갤럭시A70(2만8990루피)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후면카메라 개수가 3개에서 4개로 늘어났는데도 가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갤럭시M31은 1만5999루피로 갤럭시M30의 9999루피보다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기본모델이 6GB램을 탑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M30 6GB모델(1만6999루피)과 비교해 오히려 가격이 낮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저가 스마트폰의 제조자개발생산(ODM)을 확대해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를 늘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9년 3억 대에 근소하게 미치지 못하는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스마트폰 판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억 대 돌파에 실패했다.
2020년은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스마트폰사업을 맡은 첫 해이기 때문에 연간 3억 대 판매 재탈환을 향한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가격을 높여 수익성을 최대한 방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갤럭시S20울트라는 전작 갤럭시S10시리즈 최상위모델 갤럭시S10플러스보다 부품 가격만 100달러 이상 높아졌다.
1억800만 화소 카메라, 100배 줌 등 차별화된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가격을 올려 충분한 수익성을 갖추려 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들어 최신형 제품의 가격에 자신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 인상폭이 이전보다 커졌음에도 강한 수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2019년 출시한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 모두 전작보다 10만 원 안팎으로 가격이 올랐음에도 판매량은 전작을 크게 상회했다.
세계 최초로 출시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폴드도 글로벌시장에서 최대 270만 원까지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됐으나 출시 직후 준비한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심지어 중국에서 출시된 한정판 갤럭시폴드는 가격이 330만 원이었는데도 3분 만에 매진됐다.
삼성전자가 2020년 출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들도 가격을 고려하면 초반 판매는 선전하고 있다. 오히려 비쌀수록 품귀현상을 겪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향후 출시할 갤럭시노트20, 갤럭시폴드2 등도 고가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갤럭시Z플립은 전 세계 40개 출시국 중 20여 곳에서 완판됐다. 300만 원에 이르는 한정판 톰브라운 에디션도 많은 수요가 몰리며 조기 품절돼 추가 판매가 결정됐다.
갤럭시S20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과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전작 대비해 줄었다.
하지만 가장 가격이 높은 최상위모델 갤럭시S20울트라는 사전예약의 60%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S20울트라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사전예약 개통기간이 연장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