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인하할 적기라는 태도를 보였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2.1%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총재는 16일 오후 6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4시30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위축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통위는 추경 편성 등 재정정책의 확장적 운용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등을 고려할 때 지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월 금리를 인하했다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실기론도 일축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앞서 2월27일 전망한 2.1%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통화정책 여력을 놓고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실효하한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주요국의 정책금리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한국은행으로선 여러 가지 경제여건 변화에 대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서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대답했다.
주요국의 정책공조에도 주식 등 금융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 이 총재는 “각국의 통화정책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각국의 공조는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검토 여부와 필요성을 놓고는 지금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했고 특히 미국과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한 안정장치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로 환율 상승압력이 더 커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감안하면 자본유출 우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 가격은 금리요인 외에도 다른 요인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