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억 GC녹십자엠에스 대표이사가 혈액백사업을 정리하고 진단시약과 의료장비 해외진출에 힘을 싣는다.
안 대표는 주력사업인 진단시약과 의료장비사업에 집중하면 2016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적자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9일 GC녹십자엠에스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혈액백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를 세우는 계획을 안건으로 올렸다.
GC녹십자엠에스는 GC녹십자의 자회사로 진단시약과 혈액백, 혈액투석액, 당뇨 등 4개 부문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다.
안 대표는 혈액백사업부문의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혈액백사업이 1970년대부터 시작해 50년 넘게 지속해왔던 뿌리사업 가운데 하나이지만 최근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2016년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돼 지금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반짝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5억 원에 그쳤다.
더욱이 혈액백사업 매출은 대부분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데 국내 혈액백시장 발전이 정체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있었다. 매출은 2016년 206억 원에서 지난해 12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입찰담합이 드러나 주된 공급처인 대한적십자사로부터 2년 입찰제한이라는 조치를 받으면서 혈액백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도 사업정리에 나서는 데 한몫했다.
GC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혈액백사업부문을 분할해 전문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분할회사를 매각한 뒤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혈액백사업을 정리한 뒤 진단시약과 의료장비사업으로 회사의 역량을 모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인플루엔자와 임신진단, 에이즈 등의 진단시약과 면역분석과 분자진단 등 의료장비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진단시약과 의료장비사업 매출은 혈액백사업보다 4배가량 많으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정도에 이른다.
혈액백사업 매출이 국내에서 대부분 발생했던 것과 달리 진단시약과 의료장비사업은 수출이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헬스케어 관련 지출이 증가하고 메르스, 코로나19 등 다양한 질환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진단시약과 장비의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북미와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에 집중되었던 시장도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일대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미국에서 취득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 1월 인도에 133억원 규모의 혈당 측정 진단시약과 의료장비를, 6월에는 중국에 115억 원 규모의 콜레스테롤 측정 의료장비를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안 대표는 GC녹십자엠에스가 보유한 진단시약과 의료장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개척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는 “지속적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며 “국가별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수출전략을 통해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