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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욱 대표이사 사퇴, 삼부토건 회생 오리무중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9-02 1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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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이 삼부토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삼부토건은 채권단 자율협약 연기에 실패해 법정관리를 앞두고 있다. 조 회장의 사퇴가 삼부토건 회생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조남욱, 32년만 대표이사 사퇴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이 8월31일자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은 것은 1983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지 32년 만이다.

  조남욱 대표이사 사퇴, 삼부토건 회생 오리무중  
▲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
이에 따라 삼부토건은 조 회장과 남금석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남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조 회장의 사임은 삼부토건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17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공동대표체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조 회장이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서 “그런 부담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삼부토건지부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에 조 회장과 장남 조성연 전무 등의 경영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삼부토건 노조는 “조 회장 일가의 족벌경영이 삼부토건을 법정관리 위기에 빠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부토건 노조는 조 회장이 부실경영과 독단으로 경영정상화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조 회장 일가는 삼부토건을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 참여하게 해 1조 원대 손실을 입히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익만 도모해 기업 회생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차남인 조시연 부사장과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윤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다 지난 4월 동반퇴진했다. 당시 조 부사장은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까지 됐다.

삼부토건 노조는 서울중앙지법에도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을 관리인 선정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경우 부실경영에 중대한 책임이 없는 이상 기존 대표이사가 법정관리인으로 선정되는 기존관리인 유지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부토건 관계자는 “관리인 선정은 법원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 삼부토건, 회생 가능할까

삼부토건은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42위에 올라있는 중견건설사다. 지난해 35위에서 순위가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토건부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삼부토건은 2011년 헌인마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 실패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고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경영정상화에 실패했고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추진했다. 삼부토건은 올해 4월 부동산개발회사인 MDM에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타진했으나 세부조건에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매각이 불발됐다.

삼부토건이 르네상스호텔 매각에 실패하자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고 삼부토건은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조만간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이 다른 회사에 인수될 가능성도 떠오른다. 구체적으로 가산토건이 인수 후보자로 거명되기도 한다.

가산토건은 조남욱 회장의 부친인 조정구 삼부토건 창업주의 동생 조경구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가산토건은 2011년에도 삼부토건 경영권 인수 의사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이 자체적으로 회생에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은 르네상스호텔을 공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이 원하는대로 1조 원대 후반에 매각에 성공할 경우 삼부토건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채권단이 원하는 공매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르네상스호텔 부지가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데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부지를 10조 원이 넘는 가격에 사들여 높은 매각가격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MDM이 9천억 원을 제시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의견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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