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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왼쪽) 기아차 사장과 김창식 부사장이 지난 7월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아차, 신형 K5 미디어 발표회'에서 신형 K5 'MX'와'SX' 두가지 버전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기아자동차의 신형 K5가 기대만큼 신차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일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K5는 7월과 8월을 합쳐 9119대 팔렸다. 7월 4185대, 8월 4934대다.
기아차는 지난 7월15일 신형 K5를 출시해 7월 말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7월의 경우 짧은 기간에도 신형 K5의 신차특수를 톡톡히 누린 반면 8월 판매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K5는 신형이 출시되기 전에도 월 3천~4천 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기아차는 신형 K5의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2개의 얼굴, 5개의 심장’이라는 전략을 내세웠다. 모두 5개의 파워트레인을 갖춘 세부모델을 내놨고 전면 디자인도 2가지로 출시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 때문에 K5의 판매량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월 4천~5천 대 수준의 판매량은 신차치고 너무 적다. 신차가 출시되면 보통 3달까지 판매량은 급격히 늘어난다.
기아차가 2010년 5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1세대 K5는 6~7월 연속으로 1만 대 넘게 팔렸다. 현대차가 2014년 3월 말 출시한 LF쏘나타도 4월과 5월 1만 대 넘게 팔렸다.
기아차는 신형 K5를 출시하며 올해 국내에서만 4만6천 대의 신형 K5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4달 동안 한 달에 평균 9천여 대의 K5를 팔아야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돼 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와 달리 여러 세부모델을 출시해야 하는 만큼 생산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신형 K5의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로 디자인을 꼽기도 한다.
기아차가 지난 4월 신형 K5를 공개하자 일부 소비자들은 신형 K5가 완전변경 모델치고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그동안 완전히 다른 차처럼 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에 익숙해진 만큼 신형 K5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형 K5의 판매량이 크게 반등하지 못할 경우 기아차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형 K5에 대한 기아차 안팎의 기대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신형 K5는 기아차의 K시리즈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완전변경 모델이다. 기아차는 신형 K5를 통해 최근 판매가 부진한 K시리즈의 명성을 되찾으려고 했다. K5는 K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형 K5는 기아차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K5를 제외한 K3, K7, K9의 판매량이 같은 차급의 현대차 아반떼, 그랜저, 에쿠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신형 K5를 발표하며 “기아차의 혁신과 디자인의 상징이 바로 K5였다”고 말했다.
물론 당분간 판매량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신형 K5에 대한 평가나 언론의 시승기는 긍정적이다. 신형 K5는 주행성능과 세부 디자인, 편의사양, 내장재 등에서 이전 모델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