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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대 연례행사 세계개발자대회도 코로나19 탓에 개최 불투명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03-06 14: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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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대 연례행사 세계개발자대회도 코로나19 탓에 개최 불투명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6월 WWDC2019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애플 최대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 개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투명해졌다.

애플은 코로나19로 중국에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어 2020년 1분기 실적 전망을 스스로 낮췄다. 여기에다 WWDC 취소로 코로나19가 애플의 사업계획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떠오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애플이 세계개발자대회를 취소할 수 있다는 예상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명 개발자인 마르코 아먼트는 최근 트위터에서 “세계개발자대회가 이미 취소됐고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며 “애플이 대안을 마련해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개발자대회는 애플이 매년 6월 개최하는 행사로 애플의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 등이 발표되는 자리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발표된 자리이며 2011년 스티브 잡스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자리이기도 해 여러모로 애플에게는 의미가 깊은 행사다.

이 때문에 180만 원의 높은 참가비에도 1분여 만에 참가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관심이 뜨겁다. 2019년 행사 때는 6천여 명의 개발자가 참석해 신형 맥프로와 iOS13 등에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세계개발자대회는 1990년 첫 개최 이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적이 없다.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 된다.

이미 글로벌 IT기업들은 대규모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구글의 개발자행사 구글IO, 페이스북의 개발자행사 F8, 마이크로소프트의 MVP서밋 등이 취소됐다. 2월 열릴 예정이었던 모바일 분야 세계 최대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도 열리지 않았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맥루머스는 5일 “F8은 세계개발자대회와 매우 유사한 행사”라며 “페이스북이 F8을 취소한 것처럼 애플도 비슷한 움직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행사가 열리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 역시 행사의 개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미 애플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을 비롯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된 한국과 이탈리아 등의 출장을 제한했다. 애플의 조치 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미국 안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WWDC가 정상적으로 개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애플 본사가 위치한 지역 정부의 압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자 4일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산타클라라 지방정부는 5일 관할 대기업에게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고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일각에서 세계개발자대회 취소로 개발자 교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유명 개발자인 제이슨 스넬은 IT 전문매체 맥월드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개발자대회는 개발자들이 애플 엔지니어와 직접 토론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애플 엔지니어와 일반 개발자들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플이 세계개발자대회를 완전히 취소하는 대신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대체해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애플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이뤄진 대부분의 세션을 인터넷에서 생중계하고 있다.

세계개발자대회 취소나 온라인 생중계를 기회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제이슨 스넬은 “상황에 따른 이러한 시도가 애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별도의 행사 없이 개발자가 교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새로운 기술의 배포를 가속하고 개발자들이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공들이고 있는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 기술의 핵심이 생생한 현장감에 있기 때문이다. 쿡 CEO의 의지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은 2018년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증강현실 쇼핑서비스 퀵룩, 2019년 세계개발자대회에서 증강현실 게임 마인크래프트어스 등을 시연하는 등 세계개발자대회를 통해 꾸준히 증강현실 기술력을 과시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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