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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 도심 하늘 나는 현대차, 정의선에게 테슬라 머스크 보인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3-05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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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다.

이런 점에서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비교적 성공한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과연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비전을 구현해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선도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남희헌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이하 남)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확실히 플라잉카시장을 주목하며 청사진도 그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라잉카가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까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지상을 달리는 완성차만 만든 현대차그룹이 과연 하늘을 나는 새로운 운송수단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것이죠.

정 수석부회장이 이야기하는 ‘하늘을 나는 차’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이것이 구현되려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남: 현대차그룹이 ‘CES 2020’에서 제시한 화두는 ‘미래도시’였습니다.

플라잉카와 더불어 자율주행 전기차에 기반한 지상 운송수단, 그리고 이들이 결합한 허브공간이 세 축을 이룹니다.
 
그동안 어떤 완성차기업들도 구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서 자동차산업의 ‘라이징 스타(떠오르는 별)’를 넘어 ‘미래=현대차’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곽: ‘플라잉카’가 있고 지상에는 ‘자율주행차’가 있고 이것을 연결해주는 ‘허브’가 있고, 또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호텔이나 약국 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군요.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트랜스포테이션 시스템 전체를 들고나온 것 같은 생각이 드니까 정말 공상과학 영화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사례를 실제 눈으로 본 적이 없으니까 이게 과연 가능할지 의구심까지 들기도 하고요.

정 수석부회장이 이 시점에 공상과학도시를 꺼내든 이유나 목적은 무엇일까요?

남: 정 수석부회장은 과거 칼라일그룹과 대담에서 “시류를 잘 따라야 한다”고 말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말씀을 이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비춰보자면 정 수석부회장이 바라보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격변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을 넘어 결국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할 것이다’, ‘그러한 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결국 미래가 어느 지점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면 정 수석부회장이 먼저 그 자리를 선점함으로써 현대차가 미래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그러한 변화의 방아쇠를 당겼다고도 볼 수 있겠죠.

곽: 하지만 낙관적 비전 못잖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굉장히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플라잉카’가 현실화하려면 기기 하나를 만들어내는 기술의 진보는 천천히 하더라도 전체를 아우르는 관제시스템 혁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것들도 고민하고 있나요?

남: 현대차그룹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부의 신재원 부사장도 이러한 과제를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

신 부사장은 “도심항공 모빌리티에서 성공하려면 정부 차원의 다양한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비행체를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야 하고 기존 항법시스템과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항법체계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곽: 정말 정부 차원의 지원이 꼭 필요한 분야 같습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넘어 정 수석부회장이 집중해야할 스스로의 문제도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현재 정 수석부회장이 바라보고 있는 롤모델이나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남: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아실겁니다. 마블은 토니 스타크라는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테슬라 CEO로 잘 알려진 일론 머스크를 많이 참조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업계에서 꽤나 ‘괴짜’로 유명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CEO도 맡고 있지만 스페이스X와 같은 다소 생소한 이름의 회사의 CEO도 맡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이 회사를 통해 “내가 로켓을 만들어서 쏴 보겠다”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 “지구 어디든 한시간 안에 사람들을 보내주겠다”라는 다소 황당한 발언들을 해서 초기에 많은 비웃음도 사기도 했습니다.

곽: 정말 말만 들어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고 세간에서는 굉장히 많은 비난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제가 듣기로는 일론 머스크는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현실화해서 그의 꿈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말도 들립니다. 진행 상황이 어떤가요?

남: 일론 머스크가 쏘아올린 로켓은 이미 ‘나사’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인 우주선 개발계획도 현재 진행형인데요, 이런 면에서 보자면 일론 머스크가 그의 말과 생각들을 단순한 청사진으로만 제시하지 않고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살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자본’과 ‘사람’입니다.

곽: 자본과 사람. 결국 돈과 인재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말은 쉽지만 실제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두 가지를 양손에 전부 잡는다는 일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유능한 인재들이 있어야 미래산업을 개척해 나갈 수 있고 그 인재들이 실제로 연구해 나가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정 수석부회장은 어떻게 이 부분을 해결해 나가고 있죠?

남: 정 수석부회장도 이를 잘 인지하고 인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플라잉카’를 전담할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부에 미국 나사 출신의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고요 지난 1월에는 항공우주 컨설팅기업 출신의 파멜라 콘이라는 인물을 글로벌 전략운영담당 부사장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곽: ‘키맨’이라고 할 수 있는 주요 인물 영입은 해냈고 이제 바탕을 만들어 나갈 거 같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필요한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남: 현대차가 2019년 12월 내놓은 전략 2025를 살펴보면 현대차는 앞으로 5년 동안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에 1조8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2019년 영업이익이 3조6천억 원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3% 수준에 머무는데요, 현대차는 이를 5년 안에 7%까지 끌어올려 원활한 현금흐름을 만들고 이를 다시 미래에 재투자하겠다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겠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곽: 사실 기업이 양손에 ’인재’와 ‘자금’을 움켜지고 있다고 해도 미래산업을 개척하려면 이것을 해내려는 도전정신과 기업문화가 자리 잡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대차그룹’이라 하면 굉장히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그룹이었습니다. 정 수석부회장도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완전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해서 직원들의 창의력을 이끌어내고 인공지능 연구조직 ‘에어랩’의 사무실을 강남에 따로 두어 좀 더 자유롭게 개발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들이 사례들입니다.

이제는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자동차회사가 아니라 마치 첨단 IT기업에 다니는 직원처럼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 현대차그룹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CEO톡톡은 여기까지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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