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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전문성 대폭 강화, 지배구조 개편 포석인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3-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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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사외이사진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두게 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라는 시선도 있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전문성 대폭 강화, 지배구조 개편 포석인가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장영우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

1일 재계에 따르면 18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될 장영우 영앤코 대표의 역할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는 현대모비스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주주 추천방식의 사외이사 공모를 통해 후보에 올랐다. 독립된 외부자문단 심사와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후보에 낙점됐다.

앞으로 주주권익 보호담당을 맡아 주주들의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며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장 대표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그가 왜 현대모비스의 새 사외이사에 합류하게 됐는지 유추해볼 수 있다.

장 대표는 2017년부터 컨설팅기업 영앤코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전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오랜 기간 활동한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특히 애널리스트로 일할 때 완성차기업보다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현대모비스를 주목했다.

장 대표는 2005년 UBS증권에 재직할 때 낸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부품기업들의 투자승수가 완성차기업보다 50~120%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현대모비스의 성장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환율 민감도 둔화 등을 볼 때 현대모비스 프리미엄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에 기자간담회를 통해 매력적 기업가치를 보유한 가치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대표적 기업으로 현대모비스를 꼽기도 했으며 2011년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위기에도 꾸준히 성장해온 현대모비스에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오래 전부터 현대모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장 대표를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에 선임했다고 볼 수 있다.

장 대표는 그동안 도이치모건그렌펠과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UBS증권 등 유명 외국계 증권사에서 20년가량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자동차업계와 부품기업뿐 아니라 조선과 건설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널리스트 활동 이전에는 회계법인 KPMG에서 회계사로 일하기도 했고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세무담당을 맡기도 해 ‘숫자’와 ‘재무’ 등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모비스는 “장 후보는 현대모비스의 재무적 의사결정 과정에 전문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재무 전문가로서 주주가치 개선과 이에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1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던 브라이언 D. 존스 알케고스캐피탈매니지먼트 공동대표를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존스 이사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5대 투자은행으로 꼽혔던 베어스턴스의 투자금융(IB)부문에서 본부장으로서 10년 이상 재직한 인물로 여러 미국 금융기관 이사진까지 역임한 인수합병과 투자 관련 전문가다.

2019년 한 해 동안 현대모비스의 재무자문 사외이사로 일했는데 이번에 임기를 3년 연장함으로써 현대모비스의 미래 투자와 관련한 전략을 제시하는데 더욱 큰 역할을 맡게 됐다.

독일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이자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의 전문가인 칼 토마스 노이언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포함된 외국인 사외이사만 2명이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들의 면면은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뚜렷하게 다르다.

2017년 말만 하더라도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는 법률자문 2명, 경영전략자문 1명, 연구개발자문 1명, 조세자문 1명 등 총 5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한다면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진은 법률자문 1명, 경영전략자문 2명, 재무자문 1명, 경영·기술전략자문 1명, 주주권익 보호담당 1명 등이다.

모두 내국인이었던 사외이사진에 외국인 2명이 추가됐다는 사실 말고도 경영 관련 자문을 하는 사외이사가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고 주주권익 보호담당까지 새로 생겼다는 데서 현대모비스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변화를 전문성 강화를 통한 기업역량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때를 대비해 주주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단축하기 위해 미리 선진적 경영구조의 기반을 닦아놓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최상단 지배회사로 만드는 것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볼 때 미래에는 완성차 제조역량을 지닌 기업보다 이들에게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부품기업의 역할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과거 해외언론과 인터뷰에서 현대모비스를 ‘황금알을 낳게 될 거위’라고 표현하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현대모비스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미래차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이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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