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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선 커리어케어 전무(컨슈머3 부문장)가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커리어케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통기업들의 인재채용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
국내 유통기업들은 어느 업종보다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 등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은 기업 성장의 축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기업들은 빅데이터를 비롯해 옴니채널과 O2O서비스, 물류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구축해야 생존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www.careercare.co.kr)의 이정선 전무(컨슈머3 부문장)는 28일 유통기업들의 채용문을 뚫으려면 ‘스타트업 DNA를 갖추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인재’가 될 것을 주문했다.
이 전무는 커리어케어의 컨슈머3 부문장을 맡아 국내외 유통기업에 몸담을 경영자와 임원, 글로벌 전문가들을 발굴해 추천하고 있다.
이 전무는 유통기업에 이미 근무하고 있는 경력자들에게 직무 전문성을 명확히 키워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국내 유통산업 현황이 어떤가?
“유통산업은 어느 산업분야보다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유통채널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그것도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이 수많은 정보에 상시노출돼 있다. 소비성향이 세분화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기준 또한 상당히 높아졌다. 이들은 이제 유통채널에 대해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닌 그 이상을 바라고 있다.
유통채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 마트, 홈쇼핑, 오픈마켓 등으로 경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그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채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위기의식이 유통산업 전반을 지배하면서 과열 경쟁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 유통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빅데이터, 물류, 옴니채널(O2O, Onlint to Offline) 3가지가 가장 큰 화제다.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마케팅’이 유통산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는 ‘물류’다. 쿠팡이 지난해 온라인쇼핑 기업 최초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유통기업들의 물류전쟁이 시작됐다. 그 뒤 지마켓, 옥션(스마트 배송)과 CJ오쇼핑(신데렐라 배송서비스) 등 홈쇼핑기업들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카카오택시, 직방, 배달의 민족 등 옴니채널(O2O, Onlint to Offline)의 성장도 폭발적이다. 포화상태인 오프라인 매장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과연 어디까지 결합할지 주목된다.”
- 유통업계의 채용 분위기는 어떠한가?
유통기업들은 변화에 민감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스타트업 DNA를 가진 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창의적인 자’.
최근 A 유통기업과 인사담당 임원이 제시한 채용조건이다. 이런 인재라면 정원에 구애받지 말고 언제든 추천해 달라는 부탁도 들었다.
과거 정형화한 틀 안에서 우수한 인재를 가려내려고 애썼다면, 지금의 유통기업들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창의적 인재를 폭넓게 고려한다.”
- 유통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전망은 밝은가?
국내 내수시장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올해 메르스 여파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유통산업만큼은 그 영향권을 살짝 빗겨 나간 것 같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SCM(물류공급관리), 글로벌소싱 MD, 모바일 기획자 등 기업의 미래와 직결된 분야의 채용은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 구직자가 특별히 눈 여겨 보아야 할 기업이 있는가?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 이미 폭넓은 유통채널을 보유한 기업들 역시 옴니채널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쿠팡, 위메프 등 쇼셜커머스기업의 변화와 혁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통기업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도 자체 유통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유통기업뿐 아니라 소비재기업으로 초점을 넓혀 여러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겠다.”
- 구직자들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나?
“내수시장의 한계에 직면해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보고자 하는 유통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어 실력은 물론 중국어, 불어, 러시아어 등 제2외국어 실력을 꾸준히 키우는 것이 좋다.
경력직의 경우 신입에 비해서 이직이 수월한 편이다. 단 직무 전문성과 미래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을 때의 얘기다.
임원급 인재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미래를 먼저 예측하고 혜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들은 이제 임원들 역시 ‘실무형 인재’가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 헤드헌터로서 유통기업에서 일하는 경력자들에게 경력관리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
“대부분의 유통 대기업은 순환보직 근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보다 ‘제너럴리스트’ 육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직을 계획할 때 오히려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대표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과장급 인재의 경력을 들여다보면 순환보직 때문에 직무 전문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사전에 본인의 직무 전문성을 챙겨 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