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부문에서 1위를 탈환하는 데 CJ헬스케어(에이치케이이노엔)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대표주관을 맡은 태광실업의 상장이 미뤄졌기 때문인데 CJ헬스케어 상장 흥행 여부는 SK바이오팜 상장결과에 따른 영향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CJ헬스케어가 무상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놓고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CJ헬스케어는 6일 보통주 1주당 0.1094460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CJ헬스케어는 씨케이엠(CKM)이 최대주주로 100% 지분을 들고 있다. 씨케이엠은 한국콜마와 재무적투자자(FI)가 공동지분을 차지해 설립한 자회사다. CJ헬스케어는 4월부터 회사이름이 에이치케이이노엔으로 변경된다.
무상증자가 이뤄지면 씨케이엠은 보유주식 수가 증가한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매각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인 만큼 씨케이엠의 재무적투자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른바 대어로 꼽히는 CJ헬스케어 기업공개를 무사히 완수하기 위해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삼성증권, JP모건과 함께 CJ헬스케어 기업공개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기업공개부문에서 실적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대형 거래가 필요한데 또다른 대어로 꼽히던 태광실업의 기업공개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대광실업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사에 선정됐다.
태광실업은 2020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전작업을 충분히 마친 뒤 상장에 나설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의 기업공개 시기는 2021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광실업의 기업가치가 4조~5조 원 정도로 평가됐던 만큼 실적이 필요한 한국투자증권에게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기업공개부문에서 21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해 13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을 앞섰다. 하지만 공모총액에서 한국투자증권은 9442억 원을 보여 NH투자증권 1조3175억 원에 뒤처져 2위에 그쳤다.
CJ헬스케어 기업가치는 2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형회사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은 CJ헬스케어 기업공개가 무사히 진행되는 데에 온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SK바이오팜 상장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 성공 여부가 2020년 바이오 회사들의 상장 흥행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 성분의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와 세노바메이트 성분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개발에 잇따라 성공해 몸값을 높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추정한 SK바이오팜 기업가치는 7조 원을 넘기도 하는 등 흥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바이오기업과 관련된 투자심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SK바이오팜 상장이 흥행하면 CJ헬스케어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또 SK바이오팜 상장의 흥행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SK바이오팜 기업공개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상장주관사를 선정한 것 외에 다른 일정들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