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이 3월 주주총회 기간을 앞두고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기업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기업고객과 관계를 맺으면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자문 등으로 이어가는 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 180곳이 전자투표시스템 ‘플랫폼 브이(V)’에 가입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미래에셋대우 전자투표 시스템을 이용하는 기업이 2배가량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2월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자투표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에 한국예탁결제원에서만 제공하던 전자투표서비스에 뛰어들어 무료 수수료를 앞세워 기업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한화케미칼, 셀트리온제약, 대우건설, 한국콜마, 제이콘텐트리 등의 기업들이 미래에셋대우 전자투표시스템을 활용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명성티엔에스가 임시 주주총회에서 플랫폼 브이로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온라인주총장’을 통해 전자투표 플랫폼사업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임에도 기업 200곳이 가입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와 휴대전화 인증 등 다양한 간편인증을 도입해 편의성을 강조하며 기업고객들로부터 관심을 얻고 있다.
전자투표 플랫폼사업이 증권사 수익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모두 수수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전자투표 서비스를 통해 직접적 수수료 수익을 얻기보다 기업고객과 인연을 맺는 통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가 기업공개를 주관해 상장을 마무리한 뒤 상장기업과 관계를 이어가면서 회사채 발행 등으로 후속 거래를 이어가는 것처럼 상장기업에 전자투표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계를 이어간다면 투자금융이나 퇴직연금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플랫폼 브이를 통해 주주총회 관리뿐 아니라 투자금융(IB) 컨설팅을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해놨다.
회사채, 전환사채, 유상증자, 무상증자, 인수합병(M&A) 등과 관련해 미래에셋대우와 협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뒀다.
삼성증권 역시 ‘온라인주총장’을 통해 기업고객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 법인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전자투표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새 법인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기업들이 주주친화적 정책을 내세우며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올해부터 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 전자투표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현대동차그룹도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 등 3곳에서 나머지 9개 상장 계열사로 전자투표를 늘리기로 했다.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상장기업들이 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전자투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전자투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전자투표 플랫폼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