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왼쪽)와 박재욱 VCNC 대표이사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를 이끄는 박재욱 VCNC 대표이사뿐 아니라 스타트업업계 전반이 반가워할 만한 내용이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와 박재욱 VCNC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각 법인도 죄가 없다고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타다를 확장할 수 있는 길 앞에 비로소 놓였다.
박 대표는 지난해 10월 타다 1주년을 맞이해 타다 차량을 1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택시업계 반발과 정부 경고에 부딪혀 잠정적으로 중단했는데 사업을 넓히는 데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국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7일부터 열린 임시국회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도 논의하기로 계획이 세워져 있다.
이 개정안은 사업자가 11~15인승 차량을 빌려주면서 운전자를 알선하려면 6시간 이상 사용해야 하고 대여와 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탓에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날 사법부가 타다를 합법이라고 결정내리면서 입법부가 당장 타다를 불법화하기는 부담을 느낄 것으로 파악된다.
행정부도 타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경기도 부천시 우신화장품 공장을 방문했다가 타다 판결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법과 제도가 기술의 발달이나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늘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그런 비판을 조금 보완해준다”고 말했다.
타다가 합법이라는 판결은 이 대표와 박 대표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그치지 않는다.
박재욱 대표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이날 페이스북에 “혁신적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기업 대표가 법원에 서는 것은 제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타다 재판은 실제로 ‘파파’와 ‘차차’ 등 타다와 비슷한 형태의 사업뿐 아니라 한국 스타트업업계 전체의 주목을 받아왔다.
규칙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분야에서 새 사업을 꾸렸을 때 국가가 이 사업을 일단은 허용하는지, 아니면 불법으로 규정하는지 가늠하는 계기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있던 신산업이 혁신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혁신벤처단체협의회에 소속한 단체 16곳은 전날 법원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벤처기업협회와 이노비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코스닥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등은 “타다가 혁신에 계속 도전할 수 있게 해달라”며 “타다와 같은 혁신기업의 서비스를 위법으로 판단하면 현행 ‘포지티브 규제’ 환경에서 신산업 창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포지티브 규제는 법률이나 정책으로 허용하는 것을 나열한 뒤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규제방식을 말한다.
스타트업기업 대표들도 타다를 옹호하는 데 동참했다.
쏘카는 스타트업기업 대표들과 시민 등 280명에게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14일 법원에 제출했다.
이재웅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에 “혁신을 꿈꾸거나 젊은이들이 혁신을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동의하는 분들은 힘을 보태달라”며 “혁신한다고 감옥에 가거나 혁신금지법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글을 올렸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