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만도 대표이사 회장이 2017년 만도 경영에 복귀한 뒤 최대 과제는 중국에서 사업 회복이었다.
만도는 국내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내는데 2017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중국에서 사업의 부진이 실적 개선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만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불거지면서 올해도 중국에서 사업의 회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탓에 중국에서 자동차 수요와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만도의 중국 고객사들의 자동차 판매량이 줄 것”이라며 만도 중국 법인(만도차이나홀딩스)의 2020년 매출 전망치를 1조8120억 원에서 1조3080억 원으로 28% 낮춰 잡았다.
정 회장의 실망감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올해 만도의 중국사업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잠잠해지면서 중국에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라 만도의 중국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9년 11월 “만도의 2020년은 중국에서 수익성을 회복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 회장 스스로도 중국사업 부진의 원인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에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여겼던 만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완화되는 것을 지켜보며 내심 중국사업 회복을 크게 기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만도의 중국 법인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6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만도는 지난해 4분기 지역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 법인이 2018년 4분기보다 17.9% 증가한 매출 3977억 원을 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더욱이 중국에서 사업의 수익성 회복을 위해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만도는 지난해 중국 법인 현지인력의 15%를 감원하고 가동률이 떨어진 생산라인을 인도 공장으로 옮겼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소비부양정책을 내놓고 있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1분기 실적에만 한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대를 품을 수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올해 첫 자동차 소비부양정책을 내놨는데 당장 정책의 강도와 규모보다 중요한 건 정책의 확장 가능성”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중국에서 자동차 수요와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17일 자동차 구매 보조금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소비부양정책을 발표했다.
만도의 중국 법인 매출은 2017년을 기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1조7635억 원을 최고점으로 찍은 뒤 2017년 1조6431억 원, 2018년 1조4959억 원, 2019년 1조 2600억 원까지 계속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