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이 올해 총선 충청북도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검찰 출신 경대수 미래통합당 의원과 대결을 벌일 수 있을까?
18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명의 예비후보가 있음에도 증평·진천·음성을 ‘추가공모’ 지역으로 발표한 것을 놓고 기존 예비후보 가운데에는 총선 후보로 세울 적임자가 없다는 결론을 사실상 내린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왼쪽)과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 |
민주당 공천관리위가 15일 증평·진천·음성을 추가공모 선거구로 발표하자 16일 임 전 차장은 그동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태도를 바꿔 총선 출마를 밝혀 이런 해석을 낳았다.
임 전 차장은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으로부터 지속적 출마 제의를 받고도 고사하고 있었으나 검찰과 경찰 개혁을 추구하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태라는 요청을 더는 모른 척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을 내놨다.
임 전 차장은 진천군 초평면 출신으로 증평중학교와 충북고등학교, 경찰대학교를 졸업한 뒤 진천 경찰서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에 경찰 대표로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경찰개혁 과제를 이끈 경찰조직의 대표적 기획전문가로 평가된다.
정부와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지난해부터 이어온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는데 임 전 차장은 경찰개혁을 추진할 인사로 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예비후보가 이미 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공모 선거구로 선정됐다는 것은 상대 후보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일 수 있다”며 “추가공모 선거구로 선정된 상태에서도 전략공천 선거구로 바뀔 확률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분이 확실히 있어 지역 예비후보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면 전략공천이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임해종 전 더불어민주당 증평·진천·음성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 김주신 극동대학교 부총장 등 증평·진천·음성 지역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은 당의 추가공모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임해종 전 위원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프레임이 구축된 것 아닌지 의심이 간다”며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으로 후보가 결정된다면 극단적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당내 경쟁을 뚫고 민주당 공천을 받는다면 지역구 현역 경대수 미래통합당(통합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대결이 유력하다.
경 의원은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검사장 등을 지낸 뒤 2009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경 의원은 제19대 총선에서 충북 증평·진천·음성·괴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20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조정으로 고향인 괴산군이 지역구에서 빠졌음에도 45.09%의 지지를 받아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임해종 전 위원장을 5.52%포인트 차이로 누르며 재선에 성공해 득표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경 의원은 이필용 전 음성군수와 증평·진천·음성 미래통합당 경선을 치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대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