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중진을 험지로 보내는 보수통합당의 방침에 따라 5번 내리 당선된 여주양평을 떠나 서울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에서 지도자급 중진의원들이 험지에 차출되고 있는데 5선 의원인 정 의원에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진행하면서 새보수당 일부 지도자급 중진의원의 험지 차출이 불가피하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새보수당과 한국당 등 범보수 세력이 참여하는 미래통합당은 기존 한국당 공천관리원회의 위원을 확대하돼 기존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도자급 중진의원을 험지에 배치하는 한국당 공관위의 공천원칙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정 의원은 5선 의원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고 바른정당 당대표를 역임한 만큼 험지 출마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정 의원이 탄핵정국 때 탈당했다 사실상 '복당'하는 처지인 만큼 공천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험지 차출론에 힘을 싣는다.
한국당에서는 이미 정 의원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선교 한국당 여주양평 예비후보는 1월30일 여주신문, 양평 마음의 소리 등 지역 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 "현재 한국당의 3선 이상 의원들이 험지로 나가는데 5선인 정 의원이 여주양평을 고수하는 것은 특혜"라며 “정 의원도 (당내 분위기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에 출마할 보수후보가 적다는 점도 정 의원의 서울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공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서울과 수도권이 참 어렵다. 장수가 사실 부족하다"며 지도자급 중진들의 서울 투입을 적극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 의원은 보수정당 통합논의가 진행된 뒤부터 공천이나 출마와 관련해 줄곧 지도부의 의사에 따르겠다는 태도를 지켰다.
그는 13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형오 공천관위체제 그 자체를 오롯이 인정하고 오염시키지 않겠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며 "현 공천관리위체제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4일 여주신문, 양평 마음의 소리 등 지역 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도 "통합된 당의 의견에 따를 것"이라는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정 의원이 현재 지역구인 여주양평 출마를 지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정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을 향한 '배려'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정 의원은 지난 3번의 총선에서 연이어 60% 이상의 지지율로 당선됐고 19대 총선에서는 경기지역 최고 득표율을 보였다"며 "정 의원은 당연히 여주양평 출마를 생각하고 있고 당내 경선을 치르더라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016년 제20대 총선 여주양평구에서 63.5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여주양평가평에서 수도권 최고 득표율인 67.46%의 지지를 얻어 4선 고지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