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 본사 사옥에서 파예즈 라만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전무(왼쪽)와 울리히 크란츠 카누 대표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과 협력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개발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카누는 앞으로 현대기아차에 최적화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기술을 지원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지닌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개발하기로 했다.
카누는 모터와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부품을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 특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일컫는다.
카누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차 플랫폼의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다양한 구조의 차체 상부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플랫폼 길이도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 개발 공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해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현대기아차는 내다봤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을 만들 수 있어 고객의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협력을 통해 전동화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12월 말에 ‘2025 전략’을 내놓으면서 차량 전동화 분야에 앞으로 6년 동안 9조7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도 2025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2026년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해마다 5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개발을 이원화하는 전략도 펼치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1월에 영국의 상용전기차 전문개발기업 어라이벌에 1300억 원가량을 투자해 도심형 밴과 소형버스 등 상용전기차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앞으로 승용전기차 분야에서는 카누와 협력하고 상용전기차 분야에서는 어라이벌과 협업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혁신적 전기차 아키텍처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카누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카누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산업의 개척자로 변모하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카누와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과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카누는 2017년 12월 처음 설립됐다.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지 19개월 만인 2019년 9월에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첫 번째 전기차를 공개하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300명 이상의 기술자들이 카누의 아키텍처 시스템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21년 첫 번째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