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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살 도려낸 이우현, OCI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 배수의 진을 치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2-11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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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에서 ‘배수의 진’을 쳤다.

이 부회장은 OCI의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이 글로벌 공급과잉 탓에 잇따른 적자를 내자 국내 주력 생산설비인 군산 공장의 사업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대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며 사업 반등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제살 도려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12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우현</a>, OCI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 배수의 진을 치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

11일 OCI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공장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를 올해 16%, 내년 10%씩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말레이시아는 한국보다 전기요금이 저렴하다.

폴리실리콘 생산원가의 40%가량이 전기요금인 만큼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경쟁력은 이미 국내 군산 공장보다 높다.

업계에서는 OCI의 생산원가를 말레이시아 12달러, 군산공장 14달러 수준으로 추산한다.

문제는 말레이시아 공장이 원가 절감에 성공하더라도 태양광업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OCI의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은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태양광시장 조사기관 피브이인사이트(PVInsights)에 따르면 지난주(3~7일) 폴리실리콘은 킬로그램당 8.57달러에 거래됐다.

GCL, 용싱, 다코 등 중국 상위 제조사들은 폴리실리콘 생산원가가 7달러 초중반대로 추산되는 만큼 현재 판매가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절감 이후에도 이익을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세계 폴리실리콘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라 수요가 단기간에 급등하지 않는 한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 

OCI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시장에서 폴리실리콘 수요는 40만~45만 톤 수준이었다. 반면 공급은 55만 톤으로 20% 이상의 물량이 남아돈다. 

만약 중국 제조사들이 증설을 통해 글로벌 공급물량을 더 늘린다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경쟁력 확보는 이 부회장이 OCI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노선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날 OCI는 연 5만2천 톤의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군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연 2만7천 톤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만이 남았다.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사업환경이 나빠져 설비 가동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전체 생산물량의 15%를 담당하는 P1라인만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뒤 5월1일 재가동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업황을 감안하면 OCI가 남은 85%의 설비를 다시 가동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날 열린 OCI의 2019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김택중 OCI 대표이사 사장은 “폴리실리콘의 시장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하기 어려운데 군산 공장에서 더 이상 의미 있는 원가 절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면서 “남은 생산설비의 재가동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은 이 부회장을 상징하는 사업이다.

OCI는 2006년 2500억 원을 투자해 군산공장에 생산설비를 지으면서 태양광 폴리실리콘시장에 발을 들인 뒤 이듬해인 2007년 12월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OCI의 신사업 진출을 주도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태양광 폴리실리콘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폴리실리콘 가격이 킬로그램당 100달러에 가깝던 시기도 있었다.

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2011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서자 재계는 ‘도전하는데 겁이 없다’며 이 부회장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랬던 폴리실리콘사업이 이제는 2018년 3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OCI의 잠정실적에 따르면 2019년 전체 영업손실이 1807억 원이었으나 폴리실리콘사업의 영업손실은 전체 적자를 뛰어넘는 2290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 부회장은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항상 “시장에 충격이 올 때마다 살아남는 회사가 경쟁이 완화된 시장에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고 대답하며 ‘뚝심’을 보여 왔다.

그 뚝심에 걸맞은 노력도 지속해왔다. 이 부회장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OCI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를 58% 절감했다.

그러나 피브이인사이트에 따르면 같은 기간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은 87%가 떨어졌다. 이 부회장의 원가 절감속도보다 제품가격 하락속도가 더 빨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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