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대공복합 장갑차 ‘비호복합’의 인도 수출 등을 바탕으로 2020년에도 수주 확대와 함께 실적 증가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인도와 중동 등을 향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LIG넥스원은 올해 상반기 수출 수주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실적 확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호복합은 대공복합 장갑차로 한화디펜스의 기존 30mm 자주대공포 ‘비호’에 LIG넥스원의 유도무기 ‘신궁’과 레이더를 결합한 무기체제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인도에 비호복합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증권업계는 수주가 성사하면 LIG넥스원이 8천억 원에서 1조 원 가량의 신규수주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산업은 대표적 수주산업으로 수주 확대가 중요한데 LIG넥스원은 지금도 역대 최고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2019년 말 5조9600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해 역대 최대치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적 확대의 시작점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LIG넥스원이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천억 원, 영업이익 53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추정치보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6% 늘어나는 것이다.
김 사장이 2020년에도 실적을 확대한다면 2018년 3월 취임 이후 매년 실적을 개선하는 성과를 내게 된다.
김 사장은 LIG넥스원의 전신인 금성정밀공업에서 1987년부터 일해 온 방산 전문가로 2018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당시는 LIG넥스원이 실적 급감으로 경영난을 겪을 때인데 김 사장은 임기 첫 해인 2018년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이끌었고 2019년에도 영업이익을 50% 이상 확대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LIG넥스원은 2015년 영업이익 1120억 원을 내며 영업이익 1천억 원 시대를 열었는데 이후 수주 부진에 국내 개발사업 지연에 따른 매출감소, 개발사업 관련한 충당금 발생 등이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
김 사장이 정해진 임기의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실적 개선흐름을 이어간다면 영업이익 1천억 원 시대를 다시 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김 사장이 올해 실적을 확대하는 일은 내년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의 경영복귀 터전을 닦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구 전 부회장은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 등으로 2012년 10월 구속수감됐고 2016년 10월 만기출소 했다.
하지만 징역형 집행 종료 이후 5년 동안 특정업체 취업을 제한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동안 LIG넥스원의 등기임원을 맡지 못했는데 시장에서는 내년 10월 제한이 풀리면 LIG넥스원에 복귀해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출소 이후 LIG넥스원이 참가하는 국제 방산전시회에 종종 모습을 보이며 직간접적으로 사업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LIG가 지분 46.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구 전 부회장은 LIG 지분 56.2%를 보유해 LIG넥스원을 지배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2018년 4월 LIG넥스원 주식 6만 주(0.27%)를 장내에서 매수해 최대주주(LIG)의 특수관계인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김지찬 사장은 최근 인도에서 열린 ‘인도 국제방산전시회(DEFEXPO) 2020’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LIG넥스원은 세계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규시장 개척과 방산수출 확대를 위해 지속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 참가가 LIG넥스원뿐 아니라 국내 방위산업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