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2-07 17:27:53
확대축소
공유하기
가습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까?
최근 일부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가습기 사용을 권장하면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두고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 질병관리본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수칙 홍보 포스터. < 질병관리본부 >
7일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가습기 사용은 일반적으로 실내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에 호흡기 건강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특별히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예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 연구대상이기 때문에 가습기로 바이러스 확산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가습기 관련 지침은 아직 마련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부교수 겸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분과장·감염관리실장의 의견도 비슷하다.
이재갑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호흡기 바이러스는 습도가 높으면 전반적으로 바이러스의 생존기능이 떨어진다는 특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형질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전적으로 맞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바이러스의 적정 수분 정도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가습기와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목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공기청정기 역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공기청정기에는 헤파필터가 달려 있어서 바이러스가 걸러지긴 하겠지만 실제 바이러스를 뿜어낼 정도로 감염된 사람은 애초에 집안에 들어오면 안된다”며 “바이러스가 있다면 그것을 걸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큰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의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 유튜버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가습기 사용을 들었다. 건조한 공기보다 적정한 습기가 있는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 전파속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또 최근 일부 언론에서 가습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판매가 급증했다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 블로그에도 최근 일주일 사이에 특정 회사들의 가습기제품을 언급하면서 가습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근거는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치료지침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인 인후통과 기침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방에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온수 샤워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가습기 사용은 바이러스를 통해 퍼지는 감염병에 일반적으로 해당되는 기본적 예방법이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체적 특징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가습기가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