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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재고 주목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식물성 고기'로 글로벌 간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02-07 17: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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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식물성고기 ‘언리미트’, 오늘부터 한 끼 어떠세요?”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가 버려지는 곡물을 활용한 식물성 고기를 들고 글로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농산물 재고 주목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식물성 고기'로 글로벌 간다
▲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지구인컴퍼니>

7일 식품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구인컴퍼니는 대체육류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기업가치를 크게 키워갈 것으로 전망되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대체육류는 푸드테크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산업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대체육류시장은 이제 막 태동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 유럽 등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에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류시장 규모는 2017년 42억 달러(약 4조8500억 원)에서 2025년 75억 달러(약 8조67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인컴퍼니는 국내 몇 안 되는 대체육류 자체브랜드 보유기업이다.

민 대표는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상품화되지 못한 채소와 과일을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지구인컴퍼니를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폐기되는 곡물에도 관심을 지니게 됐다.

곡물은 채소, 과일보다도 재고량이 많았다. 국내에서만 한 해 평균 130톤에 이르는 곡물들이 시장에 나가지 못하고 버려졌다. 

시작은 지구인컴퍼니의 여느 제품들과 같았다. 

민 대표는 곡물재고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제품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다.

1년6개월여의 연구개발 기간, 300여 가지의 곡물을 재료로 써보면서 마침내 콩이 아닌 현미, 귀리, 견과류 등 9가지 곡물을 사용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개발해냈다.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는 자체 보유 특허기술인 단백질 성형압출술을 사용해 고기의 식감과 질감을 구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현재 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햄버거 패티 등의 형태가 아닌 직화구이용과 만두소에 들어가는 고기 제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아시안푸드’에 적용할 수 있는 대체육류제품으로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구인컴퍼니는 2019년 10월10일 국내에 직화구이로 맛볼 수 있는 언리미트를 포함해 언리미트 만두 2종류 등을 내놓았다.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는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2019년 하반기 언리미트로 국내외 벤처캐피탈 5곳에서 모두 4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또 국내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언리미트 만두’ 제품이 입점하면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고 대체육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해외시장에도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농산물 재고 주목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식물성 고기'로 글로벌 간다
▲ 지구인컴퍼니의 식물성고기 '언리미티' 제품 사진. <지구인컴퍼니 홈페이지>

민 대표는 올해 1월 홍콩 유기농식자재유통기업 ‘그린커먼’과 손잡고 홍콩시장에 언리미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인도와 방콕 등과도 언리미트 수출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식품대기업 풀무원과 미국시장을 겨냥해 언리미트를 사용한 채식 만두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구인컴퍼니가 풀무원과 미국시장에 진출하면 올해 매출 50억 원가량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2019년 매출의 9배가 넘는 수치다.

민 대표는 언론사 기자를 그만두고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해 최고경영자가 됐다.

여성중앙 연예부에서 일하다 카카오로 자리를 옮겨 커머스사업부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 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민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요리방법과 재료를 함께 배달해주는 ‘배민쿡’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배민쿡은 3개월 만에 접어야 했지만 당시 재고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농산물 재고에 관심을 지니게 된 계기가 됐다. 

업무와 사적 호기심으로 재래시장, 농가 등을 들러 식재료 이야기도 접하고 인연을 쌓으면서 건강하게 지은 농산물이 겉모양의 조그만 흠결 때문에 아예 시장에 나오지도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7년 7월 지구인컴퍼니를 세웠고 2017년 8월 경북 상주 한 포도농장의 노란 플라스틱 박스에 쌓여있던 B등급 캠벨 포도 5톤은 민 대표의 “못생긴 포도, 제가 팔아볼게요”라는 말에 지구인컴퍼니의 ‘못생긴 포도즙’으로 재탄생했다.

그 뒤 지구인컴퍼니는 못생긴 사과즙, 못생긴 미니사과 피클, 못생긴 자두 병조림, 못생긴 귤 스프레드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파우치죽, 식물성고기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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