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드릴십(원유시추선)과 해양플랜트 설치공사 관련 충당금 탓에 지난해 적자가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7조3497억 원, 영업손실 616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2018년보다 매출은 39.6% 늘었지만 적자규모도 50.6% 확대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적자에 드릴십 등 재고자산의 공정가액 하락, 선물환의 평가손실 등 실제 현금 유출이 없는 장부상의 평가손실이 3400억 원가량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만 보면 매출 2조1527억 원, 영업손실 2150억 원을 거뒀다.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9.6% 늘었고 적자는 31.1%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환율 하락에 따른 드릴십 재고자산의 환평가 손실 및 추가 유지보수비용, 2013년 스웨덴의 스테나에서 수주했던 반잠수식 시추설비의 선수금 중재에 따른 이자비용 충당금, 호주 이치스 프로젝트의 대손충당금 등을 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치스 프로젝트는 삼성중공업이 2017년부터 호주 현지에서 수행한 해양가스처리설비(CPF)의 해상 설치공사로 발주처가 공기 지연을 주장하며 대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공사대금의 절반인 5800만 달러(670억 원가량)를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시추설비 관련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경상적 영업손실은 450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적자 확대는 과거에 수주한 시추설비와 관련한 현안을 정리하는 과정에 따른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은 이에 대비해 적정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주 확대를 통한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2020년 매출 목표로 7조6천억 원, 수주목표로 84억 달러를 제시했다.
수주목표 84억 달러는 조선부문 59억 달러, 해양부문 25억 달러의 합계로 지난해 수주실적인 71억 달러보다 18.3% 높여 잡은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