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3분기 실적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서 회장의 고민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레퍼시픽만 홀로 선방했을 뿐 핵심 자회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는 2019년 3분기 매출 1301억 원, 영업이익 79억 원을 냈다. 2018년 3분기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뛰드하우스도 영업손실 79억 원을 내며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자회사 3업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은 고무적이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의 국내 매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원브랜드숍의 시장 침체와 마케팅비용 증가로 당분간 실적 악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회장은 올해 이니스프리의 오프라인매장을 과감히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중국에서 대대적 구조조정을 통해 상하이 등 1, 2선 도시에서는 빠지고 3, 4선 도시를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4선에서 진출한 오프라인매장까지 매출이 좋지 않다”며 “아모레퍼시픽 내부적으로도 적지 않게 실망하고 있어 올해 중국사업의 대대적 구조개편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중국에서 이니스프리의 사업구조를 온라인으로 완전히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니스프리의 중국 매장 수는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 2019년 3분기 608개에 이르는데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 회장은 1월2일 신년사를 통해 “2020년 경영방침을 ‘변화를 즐기자’로 정했다”며 전사적 디지털화를 강조했다. 이런 디지털기조에 따라 올해 오프라인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역량을 강화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뛰드하우스도 국내와 중국 점포를 축소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뛰드하우스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2016년 534개에서 2018년 393개, 2019년 285개로 계속해서 줄고 있다. 중국 직영점도 2018년 말 67개에서 2019년 56개로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에뛰드하우스는 밀레니얼세대가 열광하는 디지털을 통해 고객경험을 확대하고 오프라인매장에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는 등 온·오프라인의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미 희망퇴직까지 실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12월 성과가 낮은 직원과 고연차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대규모 희망퇴직 형태가 아닌 일부 대상자를 선정하고 면담을 통해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었는데 대리급까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공개적으로 퇴직자를 받는 희망퇴직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한 것은 아니다”며 “인사이동이 잦은 연말시기에 진행된 것인데 인사평가제도가 성과주의제도인 만큼 이 규정에 따라 개별평가와 면담을 거쳐 위로금을 차등해 지급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