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수합병 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대형증권사인 대우증권의 매각 계획이 24일 결정된다.
KDB산업은행은 24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어 대우증권의 구체적 매각추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우증권의 매각방침이 산업은행 이사회의 정식안건으로 상정되면서 누가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될지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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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
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4조1979억 원에 이르는 업계 2위의 대형 증권사다. 대우증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증권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명되는 곳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 4조8천억 원 규모로 몸집을 불리며 NH투자증권(4조4천억 원)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KB금융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KB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매물”이라며 “매각이 시작되면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2013년 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NH농협금융지주에 고배를 마셨는데 당시의 ‘아픔’을 설욕할 수 있는 기회다.
대우증권 내부에서도 KB금융지주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 KB투자증권이 최근 대우증권의 부장급 인사들을 영입한 것도 인수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외에 은행권에서 신한금융지주가, 보험업계에서 교보생병과 한화생명이 입찰참여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 등 중견 증권사들도 인수후보군으로 꼽힌다.
대우증권 매각의 또다른 관심사는 매각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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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대우증권의 몸값(산업은행 지분 43%)은 최근 시가(주당 1만2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만 보태도 2조2천억 원에 이른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2조5천억 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돈다.
대우증권 몸값은 대우증권과 함께 KDB자산운용과 KDB캐피탈을 묶어 팔지 혹은 나눠 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KDB자산운용만 묶어 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KDB캐피탈을 묶어 팔 경우 몸값이 지나치게 올라 인수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에서 대우증권 매각이 결정되면 매각 자문사에 대한 입찰을 시작해 재무, 회계, 법률 자문사를 선정하고 실사를 거쳐 매각전략 등을 짠 뒤 9월 말~10월 초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 뒤 인수 의향서 접수, 예비입찰과 예비심사,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이 진행되면 12월 말이나 내년 초께 매매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