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세력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과 손잡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조원태 회장도 우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대결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외부 주주들이 얽혀있는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구체적 윤곽은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주주제안에서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제안은 소수주주가 주주총회에서 경영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사 선임, 이사회 구성, 자산 매각, 사업부 분할 등 경영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제안할 수 있다.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6주 전까지 해야하는데 기존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3월 말에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하려는 주주들에게 주어진 시한은 2월 첫째주 또는 둘째주까지일 것으로 점쳐진다.
조원태 회장을 향해 칼을 빼든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 한진칼 주요 주주와 만나는 등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
조원태 연임 반대’를 목적으로 연합전선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CGI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 등과 만난 직후에
조원태 회장의 경영방식을 비판하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주주총회 전에 화해를 하고 공동경영체제를 꾸려 오너일가가 외부세력에 대응해 결집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조원태 회장도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최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찾아가 주요 그룹 이슈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가족들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열쇠를
이명희 고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희 고문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큰 어른이자 자녀들과 두루 친밀한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희 고문을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마음을 돌려 갈등을 봉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금과 같이 공세를 늦추지 않더라도
조원태 회장이
이명희 고문을 우호세력으로 포섭한다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일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12월26일까지 확보한 지분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당시 확보한 지분을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을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인 KCGI가 17.29%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뒤로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8.21% 등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와 반도건설과 손을 잡는다면 이들의 지분율은 31.99%다.
조원태 회장이
이명희 고문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오너일가의 지분과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꼽히는 델타항공 등의 지분을 합치면 32.45%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델타항공과 반도건설 등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인연으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만큼
이명희 고문이 움직이면 델타항공을 더욱 단단히 단속하고 반도건설의 태도에도 변수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