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쌓은 모바일게임 노하우를 토대로 내년에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사업을 전개하고자 한다. 오랜시간 운영할 수 있는 게임들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는 부사장을 지내던 2015년 ‘넥슨 모바일데이’에서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넥슨은 PC온라인게임과 비교해 아직도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넥슨의 체질을 개선한 끝에 2020년 모바일게임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둘까?
28일 PC방게임 통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피파온라인4'는 설 연휴를 지나면서 PC방게임 점유율이 15% 이상 뛰었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 등을 제쳤다.
피파온라인4는 이 대표가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직을 맡은 뒤 넥슨이 처음으로 출시한 게임이다.
이 대표는 2012년 피파실 실장을 맡아 ‘피파온라인3’을 출시하고 흥행하도록 이끈 만큼 ‘피파온라인’ 시리즈는 이 대표에게 의미가 크다.
피파실 실장을 지내기 전에는 네오플에서 ‘던전앤파이터’를 맡았다.
던전앤파이터 역시 피파온라인4와 ‘메이플 스토리’,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과 함께 PC방게임 점유율 10위권에 들어 있다. 넥슨 게임이 10위권 가운데 개수로 절반을 차지한다.
이 대표가 넥슨의 경쟁력으로 게임을 장기간 운영해온 능력을 꼽은 점과 일맥상통한다.
이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신년사에서 “올해는 우리의 라이브서비스 역량에 더욱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어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가 임기 3년차에 접어들 때까지도 넥슨의 모바일게임 성적표는 초라하다.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0위권에 넥슨 게임은 3개에 그친다. 이 가운데 하나는 피파온라인4와 연동하는 피파온라인4M이다.
이 대표는 돌파구를 찾으려 넥슨의 체질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임기 초 각 스튜디오에 나눠줬던 권한을 중앙으로 다시 모으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이달 넥슨레드를 흡수합병했다. 자회사 넥슨지티로부터 넥슨레드 지분을 100% 인수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합병했다. 2019년 12월 자회사 불리언게임즈도 흡수합병했다.
넥슨은 새로 개발 중인 게임들을 모두 재검토해 5종을 폐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넥슨을 매각하는 데 실패한 뒤에는 사업부서를 개편했다.
플랫폼에 따라 나뉘었던 사업부서를 지식재산별로 새로 구성했다.
이 대표는 “넥슨은 계속 1등이었지만 최근 한국과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어떻게 하면 성과를 더 잘 낼 수 있을지 고민해 사업통합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넥슨 체질을 개선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대규모 게임들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V4’가 이런 작업 중에 나온 첫 게임으로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4위에 올라 있으며 넥슨은 슈퍼캣과 함께 ‘바람의나라: 연’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판을 둔 기대도 크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넥슨은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가 장기 흥행하면서 매년 영업이익 1조 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