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2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있었던 일을 되짚어보면서 신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이어가갔다는 의지를 다졌다.
신 명예회장이 생전에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뜻을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전했다.
황 부회장은 20일 신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 명예회장과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조각들을 설명 드리겠다”며 입을 뗐다.
신 명예회장의 평소 철학으로 도전정신을 짚었다.
황 부회장은 “과거에 본인이 하신 말씀을 돌아보면 가장 좋아하는 말씀이 도전이었다”며 “‘창업은 창조다. 수많은 역경 넘어가는 도전이다. 그래서 도전을 멈추면 기업은 스톱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이 평소 황 부회장에게 항상 하던 말로 ‘첫째 현장을 많이 둘러봐라. 둘째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라. 책임은 내가 진다.’는 내용을 꼽았다.
황 부회장은 “한국경제 규모가 작아 외국인 직접투자가 절실한 상황일 때 일본 롯데는 25년 동안 번 돈의 2.5배를 한국에 투자했다”며 “상당한 도전의 역사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투자를 바탕으로 잠실 롯데월드가 만들어졌다”며 “내부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하면 어렵다, 투자 대비 수익이 안나오면 힘들다고 했지만 신 명예회장은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역작을 남기고 싶다는 꿈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그룹 임직원들도 창업자께서 남겨준 소중한 유산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명예회장은 정유와 제철사업을 꿈꿔왔지만 펼치지 못한 아쉬움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황 부회장은 “일본 와세다대학 화학과를 졸업한 신 명예회장이 처음 한국에 투자하고 싶었던 건 정유사업이었다”며 “당시 정부에 (정유사업을) 제안했는데 아쉽게 롯데가 되지 않았고 당시 럭키(현재 LG화학), 지금의 GS칼텍스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뒤로는 제철사업에 관심을 지녔다”며 “1960년대 당시 국내에서 제철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5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지만 정부에서 국가주도로 하겠다고 해 그마저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보고서를 정부한테 넘겼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포항제철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황 부회장은 추측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사이를 묻는 질문에 황 부회장은 “옆에 나란히 앉아있으니 교감하시지 않겠냐”면서도 화해 물꼬가 트였다고 봐도 되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신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문제와 관련해선 가족들이 논의할 문제라면서도 신 명예회장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황 부회장은 “유언을 남기셨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며 “신 명예회장이 생전에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신 것을 가족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문제는 앞으로 상속을 받으실 분들끼리 의논할 문제로 사회에 환원할지도 가족끼리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