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출신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각각 당과 청와대에서 경력을 쌓고 과거 구정을 맡았던 지역에서 민주당의 총선 공천에 도전한다.
이들이 도전하는 지역은 현역 민주당 3선 의원이 버티고 있어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왼쪽),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와 성북구 지역의 구청장 출신 인사와 현역 중진의원 사이 민주당 내 공천 경쟁에서 판도가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강동구청장 출신 이해식 대변인과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영배 전 비서관은 각각 3선 중진인 심재권 의원, 유승희 의원과 공천을 놓고 겨루게 된다.
이해식 대변인은 1995년에 강동구에서 33세 나이로 구의원에 당선된 뒤 시의원, 구청장을 차례로 지냈다. 연임제한 규정에 따라 3선까지만 허용되는 구청장에 3번 잇달아 당선됐다.
2018년 6월 구청장 임기 만료까지 20년 넘는 동안 강동 지역정치에서 활동한 셈이다.
이 대변인은 2018년 7월 구청장을 마친 뒤 곧바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뛰어든 민주당 대표 및 전당대회 선거에서 이 대표를 돕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된 뒤 민주당 대변인으로 임명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강동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이력, 구청장으로서 행정경험, 당 대변인으로서 얻은 인지도, 이해찬 대표 측근이라는 점 등은 이 대변인의 공천 도전에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위원회 비서관과 행사기획비서관 등을 지낸 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성북구청장으로 일했다.
2018년 구청장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로 다시 들어가 정책조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거쳤다.
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청와대 출신이라는 점은 대단히 의미가 크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는 점을 내세워 당원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는 문 대통령의 후광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민주당 권리당원의 표심이 문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조차 청와대 출신의 총선 도전과 관련해 불만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 대변인과 김 전 비서관이 도전하는 지역의 현역의원도 만만치 않은 중진의원들이다.
이 대변인이 도전하는 강동을의 심재권 의원은 이 지역에서 2000년 16대, 2012년 19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낙선했던 1996년 15대부터 2016년까지 20년 넘게 강동을에서 선거를 치르며 지역 지지기반을 다졌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심 의원은 원외에 있을 때나 원내에 있을 때나 지역 대소사를 챙기며 밑바닥을 훑으며 성실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이 도전하는 성북갑의 유승희 의원은 2004년에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12년 19대와 2016년 20대에 현재 지역구인 성북갑에서 내리 당선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과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심 의원이나 유 의원 모두 총선에 처음 도전하는 원외인사가 넘기에 만만치 않은 벽인 셈이다.
현역 의원은 각 당의 공천 경쟁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대체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3선 이상을 한 중진의원들은 이미 지역의 우호적 권리 당원들을 확보해 놓은 데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주민들에게 의정보고서를 배포하며 공식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현역의원의 특권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원외인사들은 선거법의 제약을 받아 선거운동 기간 전에 홍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치권 다른 관계자는 “지역의 현역의원은 새로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당 동지이자 선배이기 때문에 비교적 서로를 존중하면서 점잖게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