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올해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앞세워 내수 판매 반등에 팔을 걷어붙인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노사갈등과 철수설 등에 휩싸인 탓에 국내 판매에 고전했는데 소비자 관심이 높은 차종 출시로 판매 회복의 계기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한국GM, 셀토스 겨냥한 트레일블레이저에 기대 걸어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올해 국내 신차 출시의 선봉장으로 모두 준중형SUV를 내걸었다.
▲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왼쪽), 르노삼성자동차 'XM3'. |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부터가 먼저 시장에 나온다.
한국GM은 애초 1분기 안에 트레일블레이저를 국내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이를 앞당겨 16일 공식 출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언론을 대상으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클럽에서 트레일블레이저 공개행사를 열면서 동시에 사전계약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최근 2년 동안 한국GM에서 출시된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GM이 이 기간에 출시한 차량은 중형SUV 이쿼녹스, 중형세단 말리부, 픽업트럭 콜로라도, 대형SUV 트래버스 등이다.
하지만 한국GM은 가격정책 실패 탓에 이쿼녹스와 말리부의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나름 선전했지만 기본 4천만 원이 넘어가는 가격 탓에 수요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생애 첫 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대표적 볼륨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SUV 라인업 가운데 소형SUV인 트랙스와 중형SUV인 이쿼녹스 사이를 메우는 차량으로 준중형SUV인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비슷한 크기를 지니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소형SUV 셀토스와 크기가 비슷해 가격 경쟁력만 잘 갖추면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셀토스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 이후 월 평균 5천 대 이상씩 판매되며 소형SUV 시장 1위에 올랐다.
한국GM도 트레일블레이저의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GM은 16일 트레일블레이저의 공개행사를 연 뒤 20일부터 부평 공장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생산라인에서 분당 1대씩 만들어지는데 그만큼 내부적으로도 판매목표를 높게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르노삼성차, XM3로 소형SUV 틈새시장 노려
르노삼성차는 한국GM보다 다소 늦은 3월에 준중형SUV를 출시한다. 2019년 3월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깜짝 공개했던 XM3가 그 주인공이다.
XM3는 쿠페형 5인승 CUV(크로스오버 차량)으로 크기 등을 봤을 때 투싼이나 트레일블레이저와 같은 준중형SUV로 분류할 수 있다. 라인업에서도 소형SUV인 QM3와 중형SUV인 QM6 사이에 위치한다.
XM3가 소비자 사이에 관심을 끄는 이유는 르노삼성차가 거의 3년 만에 한국시장에 내놓는 '진짜' 신차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2016년 중순에 박동훈 전 사장 재임 시절 유럽 본사를 설득해 QM6를 내놓은 뒤 2년 반 동안 신차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고 기존 라인업의 연식변경모델이나 상품성 개선 모델만 내놓았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보기 힘든 혁신적 디자인으로 XM3 흥행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르노디자인아시아의 다지안 총괄을 맡고 있는 라파엘 리나리 디자이너는 XM3의 디자인을 놓고 “모든 디테일은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꼼꼼하게 다듬고 현대적 감작과 첨단감성을 모두 부여한 디자인”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수준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XM3가 세단과 SUV의 디자인 특징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크로스오버 차량인 만큼 그동안 비슷한 디자인의 SUV에 피로감을 느낀 고객들 사이를 비집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XM3를 시작으로 올해 순수전기차 조에 등 모두 6종의 신차 출시로 내수 판매 반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