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지만 단기간에 탄력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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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SK투자증권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 부자와 형제 간 화해없이 빠르게 진행되기 힘들다고 12일 전망했다.
김기영 SK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어떠한 안건이 처리된다 하더라도 형제의 화해없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 지분구조에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등 주요주주의 지분이 복잡해 개별회사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경우 안건 처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롯데그룹의 비상장사가 기업공개를 하게 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될 경우 롯데그룹의 기업가치는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동빈 회장은 11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등 장기적으로 롯데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구조가 복잡한데다 순환출자고리도 400여 개에 이르러 총수 오너 일가가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동빈 회장이 발표한 것이 신 회장 뜻대로 되겠느냐라고 하는 데 의문이 있다”며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그룹 비상장사들은 대부분 가족지분으로 되어 있는데 이 가족지분에서 신 회장이 절대적 우위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신 회장이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지분이 비슷할 뿐 아니라 절대적인 지분 우위는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조건에서 신 회장이 과연 지주회사까지 개편을 해낼 수 있을지 몰라 말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