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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하나로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계획을 내놓았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가치를 20조 원까지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그룹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지난해부터 검토해 왔으나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일정을 말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가까운 시기에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롯데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올해 안에 80% 이상 끊겠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의 이날 발언으로 호텔롯데의 상장은 가시화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지분 8.83%, 롯데알미늄 12.99%, 롯데리아 18.77% 등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호텔롯데의 지분 99.4%는 일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성장과실이 모두 일본주주에게 돌아간다는 비판을 받았다. 호텔롯데의 일본주주들은 지난 수년 동안 매년 25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런 호텔롯데 지분구조 때문에 빚어지는 일본기업 논란을 씻어내기 위해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앞당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가 상장될 경우 기업가치가 20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현대증권은 전망했다.
호텔롯데의 시가총액이 이 수준에 이를 경우 롯데그룹이 차지하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20% 가까이로 치솟게 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현재 국내에서 비상장 상태로 남아있는 기업 가운데 가장 기업가치가 크다”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등 거시정책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연결로 인식되지 않는 롯데계열사 지분을 3조 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며 “호텔롯데 사업부문은 면세점, 호텔, 프랜차이즈사업 등 중국 관련 소비재 분야이며 수조 원 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통해 일본 계열회사들의 지분비율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과정에서 오너 일가와 일본 계열사의 보유지분을 시장에 내놓거나 신주를 발행한 뒤 공모하는 방식을 거치면 일본 계열사의 지분이 낮아지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높이고 순환출자를 해소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승계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복잡한 만큼 비상장사의 합병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