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포함해 계열사 이니스프리 지분 18.18%와 에뛰드 지분 19.52%, 에스쁘아 지분 19.52%를 들고 있다. 2019년 11월6일 기준 서씨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2120억 원으로 20대 가운데 최고의 국내 주식부자로 꼽히기도 했다.
서씨는 신형우선주를 활용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우선주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이처럼 일정기간 뒤에 보통주로 바뀌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우선주는 대체로 보통주보다 20~70% 싼 가격에 거래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10년 뒤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신형우선주를 발해해 상장까지 마쳤다. 서씨가 서경배 회장의 신형우선주를 증여받는다면 10년 뒤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3.4%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서씨가 상장된 신형우선주 주식을 직접 장내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신형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배당을 받아 지배력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에도 유리하다.
서씨는 28세로 나이가 어린 만큼 신형우선주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지분승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서씨가 임원에 올라 경영능력을 보여준다면 경영권 승계는 순조롭게 이뤄질 공산이 크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신형우선주 발행은 서민정씨의 경영권승계가 목적”이라며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신형우선주를 싼값에 매입해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씨의 경영수업을 시작하는 것과 함께 그룹 임원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임원 숫자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0년 정기인사를 소폭으로 진행해 팀장급 인원 10여 명만이 상무로 승진했고 전무로 승진한 사람은 없었다. 2019년 인사에서 21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고 최근 몇 년과 비교해도 가장 적었다.
또 최근 들어 컨설팅회사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는 등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향후 서씨를 보좌할 인재들을 지금부터 키우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2019년 정기인사를 큰 폭으로 진행해 2020년 인사폭이 줄어든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임원 숫자를 축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