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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다음카카오 수장 왜 전격 교체했나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8-10 15: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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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다음카카오 수장 왜 전격 교체했나  
▲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2014년 11월24일 열린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김 의장이 30대 중반의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을 발탁해 IT공룡 다음카카오 단독대표이사를 맡겼다.

김 의장은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체제에 마침표를 찍어 다음과 카카오의 동거시대를 끝내려고 한다.

김 의장은 다음카카오 출범 때 공언했던 모바일 중심의 사업에 PC시대의 인물이 물러나고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감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 대표 내정자가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에서 경험을 쌓은 데다 김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의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다음카카오를 급속하게 바꿔내기 위해 앞으로 인수합병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또 김 의장이 젊은 최측근을 단독대표이사로 경영무대 전면에 내세워 다음카카오 경영에 더욱 깊숙하게 발을 들여놓을 길을 열어놓았다.

◆ 단독대표체제 도입 의미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카카오가 임지훈 단독대표체제를 구축한 것은 사실상 다음과 카카오 합병에 따른 동거시대 마감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기업의 리더십체제가 바뀐다는 것은 그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정한다는 신호”라며 “공동대표체제가 소위 합병 과도기를 상징하는 모습이었다면 이번 인사는 합병 다음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임 단독대표체제가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체제보다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임 대표가 투자전문회사 케이큐브벤처스를 이끌면서 모바일사업을 눈여겨봤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다음카카오의 모바일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수장 왜 전격 교체했나  
▲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왼쪽)와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김범수 의장은 공동대표체제를 통해 합병 과도기를 거치고 다음카카오가 어느 정도 화학적 결합을 마쳤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카카오는 그동안 화학적 결합에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이 생각했던 것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초까지 카카오측 팀장과 다음커뮤니케이션 팀장이 공동팀장을 맡을 정도로 사업의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의 2분기 경영실적도 밝지 않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다음카카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58억 원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3% 줄어들 것”이라며 “주력사업인 카카오게임하기가 부진한 데다 신규사업의 마케팅비용도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장은 임지훈 단독대표체제를 통해 다음과 가카오 동거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모바일 중심으로 속도를 낼 적기가 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30대 CEO' 발탁의 의미

임지훈 대표는 올해 만 35세다. IT업계에서 소위 ‘젊은 피’로 통하는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보다 5살 어리다. 이석우 대표와 최세훈 대표의 나이는 각각 50세와 49세다.

김범수 의장은 임 대표 발탁을 통해 PC시대 인물이 물러나고 모바일시대 인사가 경영전면에 나서야 모바일 중심의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30대 젊은 CEO를 통해 다음카카오가 젊어져야 하고 그래야 ‘젊은감각’으로 모바일시대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안해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교통 서비스 O2O(Online to Offline)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샵검색'과 '스토리' 등 소통과 참여를 유도하는 신규 모바일 서비스를 내세워 호평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수익모델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소비하는 계층이 10~30대 젊은층인 만큼 다음카카오가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려면 경영진부터 젊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김 의장이 느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는 작년 합병 뒤 사업의 기틀을 모바일 중심으로 완전히 정했다”며 “모바일사업의 특징은 빠르게 변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것인데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젊은 CEO를 발탁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모바일사업을 주도하는 CEO 가운데 30대가 많다.

페이스북을 이끌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와 인스타그램 CEO인 케빈 시스트롬은 30대 초반이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모바일사업이 성공하려면 의사결정이 과감해야 한다”며 “40~50대 경영진이 이끌던 다음카카오에 30대 젊은피가 유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진행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수장 왜 전격 교체했나  
▲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내정자.

◆ 임지훈 ‘투자전문가’, 김범수 의장 최측근


IT업계에서 임 대표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역임한 투자 전문가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임 대표는 앞으로 다음카카오의 투자사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카카오가 앞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글로벌 IT기업 인수합병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임 대표가 다음카카오의 약점으로 꼽히는 글로벌사업을 강화하는 데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보다 인수합병 전략을 앞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미국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기업인 ‘패쓰’(Path)와 ‘패쓰톡’(PathTalk)을 인수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왔다.

그러나 모바일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스타트업을 발빠르게 인수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페이스북이 인수합병을 끊임없이 진행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임 대표는 다음카카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일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던 해외사업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카카오가 역량있는 글로벌 IT기업 인수전에 지금보다 적극적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대표는 김 의장과 마찬가지로 NHN출신이다. 김 의장은 그가 대표로 있던 ‘케이큐브벤처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 대표는 김 의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김범수 의장이 임 단독대표체제에서 다음카카오 경영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김 의장이 드러나는 경영행보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최측근을 대표로 선임한 점에 비춰봤을 때 소위 막후경영 행보가 이전보다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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