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모잠비크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모잠비크 해양플랜트를 놓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경쟁에 참여하고 있지만 두 회사는 최근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수주활동이 위축돼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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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조선기업들은 해양플랜트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데 이번 수주가 이뤄질 경우 권 사장이 추진해온 해양플랜트 원가개선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수주경쟁하고 있는 20억~25억 달러 규모의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사업대상자가 8월 중 결정된다.
이탈리아 석유기업인 ENI는 모잠비크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한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발주했다.
액화천연가스생 산설비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이를 정제하는 작업을 거쳐 LNG로 액화해 저장과 하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복합설비다.
모잠비크 해역에서 최대 500만 톤의 천연가스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탈리아 엔지니어링기업 사이펨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전에 참가했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엔지니어링기업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엔지니어링기업 KBR과 컨소시엄을 짰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이 올해 2분기 해양플랜트에서 크게 손실을 보면서 수주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LNG선 1척을 수주한 것을 제외하면 상선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손실을 지난해 반영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라 수주활동에 큰 지장을 겪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현대중공업도 모잠비크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더라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잠비크 플랜트를 발주한 ENI는 입찰단가를 낮추기 위해 세 컨소시엄과 모두 기본설계계약을 맺었다. 통상 기본설계계약은 입찰 뒤 본 계약자와 맺는데 ENI는 국내 조선3사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3곳과 모두 계약을 맺고 저가수주를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이번 모잠비크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취임힌 뒤 추진한 해양플랜트 원가구조 개선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오갑 사장은 취임 뒤 해양플랜트 원가구조 개선을 위한 혁신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중공업은 그 뒤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통합하고 2018년까지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54%를 국산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 해양플랜트 기자재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권 사장은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재직할 때도 시설고도화와 원유수입처 다변화 등 현대오일뱅크의 원가구조 개선에 노력했다.
이 덕분에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 가운데 유일한 흑자경영을 했고 권 사장은 이 공을 인정받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