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올해를 미래차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원년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2019년에 일하는 방식 등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외부와 협력하는데 방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신년회를 열고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기술과 사업, 조직역량 혁신을 지속해 나간다면 어려운 환경과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객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차시장 리더십을 가시화 하고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술혁신과 사업기반 혁신, 조직문화 혁신, 고객 최우선의 목표를 제시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가’와 같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도전적으로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변화와 혁신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복이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기업가치이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사업의 본질적 의미도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동의 진화는 새로운 시간을 만드는 일이며,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짚었다.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와 스마트시티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외부의 다양한 역량을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혁신과 함께 할 기술과 비전,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 기술 혁신으로 미래 리더십 가시화
정 수석부회장은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상상 속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가술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전동화시장의 리더십 공고화와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 주도, 자율주행차 상용화, 모빌리티 서비스사업의 단계적 확대 등이 뼈대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하여 모두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에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 모두 44개의 전동화 모델을 운영하기로 했다. 2019년 기준 24종에서 두 배 가까이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만 보면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차량 기본 골격) 개발체계를 도입해 2024년 출시 차종에 이를 최초로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이브리드 모델 분야를 보면 올해 쏘렌토와 투싼, 싼타페 등 주력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차량 판매뿐 아니라 올해부터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를 놓고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는 앱티브와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4~5 수준의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이른 시일에 시장에 선보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뒤 2023년 일부 지역 운행을 실시하고 2024년 하반기에는 자율주행차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사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시에서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을 본격화하고 러시아에서도 차량구독 서비스인 ‘현대 모빌리티'를 주요 지역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그랩이나 올라와 같이 전략적으로 투자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과 협력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을 위한 그룹 차원의 총 투자금액을 연간 20조 원 규모로 확대해 향후 5년 동안 모두 100조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고객 중심의 기업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
◆ 사업전반 체질 개선
사업기반 혁신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을 통해 더욱 근본적 원가 혁신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 체계로 전기차 원가구조를 혁신하고 라인업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영업망 최적화와 함께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시장 수요에 맞는 글로벌 생산체계의 유연성도 확보한다.
권역별 책임경영체제 안착을 위해 각 권역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본사는 이를 지원해야 하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전세계 권역본부 체제 구축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권역본부 중심으로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하고 미래 사업 실행력을 확보해 수익성 강화는 물론 미래사업 기반을 다지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각 계열사의 역량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그룹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혁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문화 혁신을 놓고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동력은 바로 우리”라며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한 분 한 분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며 “그룹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의선 “변화와 혁신의 최종 지향점은 고객”
정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고객’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복”이라며 “우리 기업의 활동은 고객에게서 시작되어야 하며 고객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새로운 시대의 주축이 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 같이 새롭고 다양한 고객들에 대해서는 더욱 깊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밀레니얼세대 고객을 이해하고 조직의 세대 사이에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투자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를 경영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주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경영설명회인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칼라일그룹 초청 대담 등을 통해 고객과 자본시장 주요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그룹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전현직 임직원과 계열사의 노고를 격려하며 “우리가 미래 성장을 주도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2020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힘차게 전진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현대차그룹 신년회는 모바일로 실시간 생중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