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임기 안에 이루고 싶은 일로 국내 1위를 넘어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는 점을 꼽았는데 목표에 한 발씩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이 앞으로도 해외시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부문장을 신설했다. 글로벌부문장은 이창권 KB금융지주 전략총괄(CSO) 부사장이 겸임한다.
글로벌부문은 계열사의 글로벌사업을 그룹 관점에서 총괄하고 같은 지역에 진출한 계열사의 협업을 조정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 부사장은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주로 전략기획을 담당해온 전략통이다. KB국민카드 분사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이끈 경험이 있으며 윤 회장의 신임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은행은 물론 KB금융지주, KB국민카드에 몸 담은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현재 KB증권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고 있어 계열사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적임자로 꼽힌다.
올해 KB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잇달아 회사를 인수하며 현지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각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내는 데 본격적으로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을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에 진출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회사(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7천억 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1대주주에 오르며 잔여지분 30%는 2년 뒤 취득하기로 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회사로 국내 금융지주들도 그동안 눈독을 들여왔던 매물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캄보디아에 은행법인을 설립해 6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KB대한특수은행도 캄보디아에서 출범 10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순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까지 합류하면서 캄보디아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매금융시장을 함께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는 최근 베트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에 이르고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젊은 국가’다. 아직 금융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은행 계좌 보유율이 20%에 그쳐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아직 통장조차 없는 셈이다.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인도네시아 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FMF) 지분 80%를 950억 원가량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해 2대주주에 올랐다. KB캐피탈도 올해 초 인도네시아 할부금융회사인 순인도 파라마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인수했다. KB손해보험은 1997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재 지분 70%를 보유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고 베트남도 빼놓을 수 없다.
KB금융그룹은 베트남은 KB증권을 통해 공략하고 있다.
KB증권은 ‘베트남 특화 증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베트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의 베트남 자회사 KBSV는 상반기에 순이익 21억8600만 원을 거뒀다. 절대적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지난해 전체 순이익이 19억5500만 원이었다는 점을 보면 순이익 증가세가 가파르다.
베트남 전체 인구 1억 명의 1% 수준인 100만 명 정도만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