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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비전문가' 최정우 16개월, 종합소재기업 포스코 디딤돌 놓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12-30 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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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이 포스코그룹을 이끈 지도 곧 햇수로 3년차에 접어든다.

포스코그룹 50년 역사의 첫 ‘철강 비전문가’ 회장인데 철강 아닌 혁신사업들을 추가해 포스코그룹을 종합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다.
 
'철강 비전문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0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정우</a> 16개월, 종합소재기업 포스코 디딤돌 놓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최 회장 체제로 16개월 달려온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최 회장의 바람대로 체질 개선에 변화의 모습을 보였을까?

30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올해부터 실적발표 자료에 구분해 명시된 신성장부문이 올해 영업이익 850억 원 안팎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결기준 실적을 철강부문과 비철강부문 두 부문으로 나눠 공시했기 때문에 신성장부문의 성장 여부를 가늠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실적에서 따로 신성장부문만 떼어 공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포스코를 만들겠다는 최정우 회장의 의지만은 명확하게 읽힌다.

다만 포스코 연결기준 실적에서 신성장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포스코가 1~3분기에 거둔 영업이익 3조3845억 원 가운데 신성장부문의 영업이익은 1.8%인 625억 원에 머문다.

그러나 최 회장이 강조해온 포스코의 신성장부문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사업분야다.

포스코가 종합소재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에서 이러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원료로 쓰이는 음극재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었는데 4월에 양극재 기업인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하며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전기차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2차전지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해 포스코케미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해온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광양 양극재공장에 1200억 원을 투입해 연간 6천 톤 수준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증설 투자를 진행했고 현재는 2단계 투자로 2250억 원을 추가로 집행하고 있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양극재 수요는 2016년 연간 9만3천 톤에서 2020년 18만8천 톤으로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비철강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최 회장의 결단이 곧 결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신성장부문에서만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최 회장은 포스코를 철강업황 부침에 영향을 덜 받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비철강계열사의 체질 개선에도 힘써왔다.

올해 하반기만 놓고 봤을 때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철강부문 이외 계열사인 글로벌인프라부문의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에는 비철강부문과 글로벌, 지역별 시장 지위, 원가 경쟁력 등을 앞세워 수익성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이러한 경영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최 회장이 주도한 포스코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런 방향성이 읽힌다.

그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포스코그룹 산하 철강부문 대표들을 모두 유임시킨 반면 비철강사업을 하는 포스코언터내셔널과 코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만 교체했다.

모두 50대 젊은 인재라는 점이 새 대표이사 내정자들의 공통점인데 이를 놓고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최 회장이 전략적으로 ‘안정 속의 변화’를 추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 회장은 이미 지난해 포스코그룹의 순혈주의를 깨고 신성장부문장에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하는 등 비철강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공을 들여왔다. 평소에 주위에 ‘포스코맨 만으로는 새 길을 개척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비철강부문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기업 경영활동에서도 감지된다.

포스코그룹은 11월 ‘포스코그룹 코퍼레이트 데이’라는 경영설명회를 통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계열사들과 공유했는데 이 자리에서 “소재기업인 포스코에게는 기회와 위협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며 “규모와 범위의 경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영설명회에서 포스코그룹은 기존 철강제품뿐 아니라 원료(니켈과 리튬, 코발트, 흑연 등)와 소재(양극재 음극재)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뉴 모빌리티 시대를 이끄는 종합소재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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