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하반기 들어서만 아시아나항공과 네이버파이낸셜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며 금융그룹으로서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투자를 통해 실적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대기업에 투자자로 참여해 신사업에 뛰어들며 미래에셋그룹의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네이버파이낸셜에도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며 “그동안 비교적 조용하게 수익을 거둬왔다면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새 먹거리 발굴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내 대기업과 시너지를 통해 미래에셋그룹의 사업범위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싱가포르에 항공기 리스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세워뒀다.
미래에셋대우와 항공기금융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항공기 리스회사를 세워 미래에셋그룹의 ‘새 먹거리’까지 마련하는 셈이다.
항공기 리스회사는 항공기를 소유한 뒤 항공사에 임대해주며 리스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항공기 매각차익을 주로 얻는 금융투자회사들과 수익을 내는 방식이 다르다.
항공기 리스방식으로는 운용리스와 금융리스가 있다.
운용리스는 항공사가 계약기간에 리스료를 내며 항공기를 빌려 쓴 뒤 계약기간이 끝나면 돌려주는 방식이며 금융리스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소유권 이전 등을 통해 항공사가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그룹이 항공기 리스회사를 세운다면 미래에셋그룹은 아시아나항공에게 리스료를 받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미래에셋그룹을 통해 항공기 리스료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항공기 매각을 추진하거나 투자자들을 모을 때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협업할 가능성도 높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새로운 사업 가운데 하나로 항공기 리스사업을 검토하고 있고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도 투자자이자 '사업 파트너'로서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가 금융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분리한 네이버파이낸셜에 8천억 원을 투자하며 증권, 보험, 대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의 빅데이터 역량,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등을 통해 디지털금융을 강화하고 리테일금융(소매금융)부문에서 고객을 유치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이 네이버파이낸셜과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대기업과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은 박 회장이 추구하는 ‘장기투자’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이 항공업과 정보통신산업의 전망을 밝게 바라보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 일찍이 진출해 미래엣세그룹의 장기적 성장동력으로 만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외 기업에 투자하며 쌓은 협력관계를 통해 미래에셋그룹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앞으로도 계열회사 사이 시너지와 다른 기업과 협업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