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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의 참담함, 롯데그룹 형제 갈등도 대물림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8-05 16: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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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서 벌어지는 형제의 난은 대물림되는 것일까?

롯데그룹에서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을 보면 이런 의문이 절로 들게 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롯데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친동생들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었다.

  신격호의 참담함, 롯데그룹 형제 갈등도 대물림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격호 총괄회장은 5남5녀 가운데 맏이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회사 사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친동생이다.

신 총괄회장은 19살에 관부연락선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건너가 껌 하나로 일본 20대 부호가 됐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가 한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친동생들을 사업에 참여시켰는데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1958년 한국 롯데를 가로채려다 구속되면서 신 총괄회장과 사이가 멀어졌다.

신철호 전 사장은 그 뒤 작은 제과회사를 차려 독립했지만 사업을 키우는데 실패하는 등 불행한 말년을 보냈다.

신 총괄회장은 둘째 동생인 신춘호 농심 회장과 라면 때문에 의절했다.

신춘호 회장은 일본 롯데에서 이사로 근무하던 1960년대 사업이 겹친다는 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춘호 회장은 형의 만류를 뿌리치고 1965년 ‘롯데공업’을 세웠다. 아예 독자노선을 걷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신 총괄회장과 신춘호 회장은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신춘호 회장은 롯데공업의 이름마저 농심으로 바꾸며 롯데의 색채를 완전히 지웠다. 두 사람은 의절했고 지금은 선친의 제사도 따로 지낼 정도로 관계가 소원해져 있다.

신춘호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벌이는 ‘왕자의 난’을 놓고도 ‘롯데 일은 남의 집안 일’이라는 입장을 일찌감치 내놨다. 형과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 총괄회장과 형제들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동생 가운데 막내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도 1996년 법정분쟁을 펼친 끝에 신 총괄회장의 곁을 떠났다.

신준호 회장은 한 때 신 총괄회장의 ‘복심’으로 통했다. 신준호 회장은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롯데물산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대표를 두루 거쳤다. 1990년대 롯데그룹의 국내사업을 사실상 도맡았다.

그러나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신 총괄회장과 신준호 회장은 갈라섰다. 신준호 회장은 소송에서 신 총괄회장에게 패배한 뒤 2007년 ‘롯데우유’(현 푸르밀)로 독립했다.

신 총괄회장은 막내 여동생 부부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과 신 총괄회장의 매제인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과도 분쟁을 겪었다.

  신격호의 참담함, 롯데그룹 형제 갈등도 대물림  
▲ 신선호 산사스식품회사 사장.
신 총괄회장은 롯데관광이 롯데그룹의 로고를 못 쓰도록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2007년 롯데JTB를 설립해 막내 여동생 부부를 사업 경쟁자로 돌려세웠다.

현재 신 총괄회장과 관계를 유지하는 형제는 셋째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회사 사장이 유일하다.

신선호 사장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며 신 총괄회장 곁을 지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자수성가로 모든 것을 다 지닌 부호가 됐지만 형제의 우애는 얻지 못했다”며 “과거 동생들과 치열하게 싸웠던 장면을 두 아들이 재현하는 것을 보는 심정은 참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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