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 안심전환대출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3천억 원 이상 준다는 추정 아래 재무계획을 세웠다”며 “파생결합상품 판매 위축으로 수수료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은행마다 실적 감소를 막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내년 국내 영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 행장이 ‘글로벌 전문가’로 꼽혀온 만큼 해외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 행장은 은행장에 오르기 전 글로벌전략실장, 글로벌사업그룹장 등을 거쳐 해외사업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 행장은 중국과 인도를 잇는 해외 영업망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무소를 거쳐 지점으로 전환하는 전통적 해외진출 방식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를 통한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점이 눈에 띤다.
10월 말 베트남 최대 국영 상업은행인 BIDV의 지분 인수를 위해 1조 원 이상을 투자한 것도 베트남시장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베트남에서 하노이와 호찌민 2곳에서만 지점을 운영하며 아직 가시적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해외법인이 아닌 해외지점의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베트남 BIDV의 2대주주에 오른 만큼 기존 하나은행 지점 2곳과 협력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베트남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 연계상품을 출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협력해 디지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정도로 자리를 잡은 만큼 디지털금융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여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3분기까지 순이익 32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17%가량 줄었지만 하나은행 중국법인(309억 원)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둘 정도로 성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 해외 사업에서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인도로 이어지는 신남방국가들이 핵심 전략지역”이라며 “올해 11월 인도 구루그람에 지점을 세우고 미얀마에서 소액대출법인을 통해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도 중국과 인도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