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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김포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뉴시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심의 반격카드를 내놓을까?
신 회장이 마침내 일본에서 돌아왔다. 7월27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거사’를 일으킨 지 1주일 만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반대로 일본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돌연 취소했다. 롯데그룹이 형제 다툼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부자 갈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삼부자가 국내에 모두 머물면서 롯데그룹 후계자 분쟁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신 회장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신 회장은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에 있는 우리 그룹이 빨리 정상화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제가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날 귀국한 뒤 신 총괄회장과 짧게 회동했다. 부자 만남에서 별다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귀국인사를 하자 신 총괄회장이 "어 그러냐"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선호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게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귀국해 이번 사태해결을 위해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주목됐다. 그런데 신 회장이 경영권 사수의지를 밝힌 만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대결에 이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주들에게 주총개최를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제계에서 통상 주주총회는 1~2주 전 주주들에게 공지된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전후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각각 주총 표대결에서 우세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라 이사회를 장악했다고 해도 표대결 결과는 속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표대결만으로 이번 분쟁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 안건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기 위한 정관변경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이에 맞서 이사회 교체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선언했으나 현실적으로 다뤄질지 불투명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들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한다 해도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통합경영권을 손에 넣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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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입국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뉴시스> |
신 총괄회장이 고령인 데다 롯데그룹 측이 주장하듯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롯데그룹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 총괄회장은 동영상을 통해 신 회장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도 명확하게 밝힌 상태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다시 얻지 못하는 한 경영권이 언제든 다시 흔들릴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신 회장이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는 것을 포기하고 정면승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총괄회장의 노녀움이 풀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의 ‘반 신동빈’ 기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신 회장도 이날 귀국 직후 공항에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에 대해 "법적 효력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이에 대해 맞대응할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신 회장이 지분확보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광윤사가 33%, 우리사주가 32%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윤사 지분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며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신 총괄회장의 2번째 부인이자 두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츠 하츠코씨가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도 추측이 엇갈리고 있다. 신 회장이 지분확보를 위해 모친 설득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 회장은 3일 오후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과 면세점을 찾았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임직원들에게 추가적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통합경영 수권자로서 인식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내부결속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삼부자가 모두 모이는 자리가 마련될지도 주목된다. 신 회장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부친과 형을 가까운 시일내에 만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극적 화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