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식 천랩 대표이사가 천랩의 코스닥 상장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도전한다.
천 대표는 코스닥 상장 뒤 2년 안에 치료제 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3년 안에 흑자전환을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제약사들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성장동력의 하나로 삼아 투자를 진행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천랩의 코스닥 상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천랩은 2009년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인 천 대표가 세운 바이오회사다.
서울대학교 학내벤처로 시작한 천랩은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천랩은 26일 코스닥에 상장된다. 예상되는 시가총액 규모는 2400억 원에서 2971억 원 사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다.
천 대표는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마이크로바이옴사업을 시작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인체에 살고 있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GC녹십자, 종근당바이오, 일동제약 등 다수의 제약사에서 성장동력으로 선택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최근 떠오르는 유망분야다.
장내 미생물이 인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적용 분야도 화장품과 발효유, 의약품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컨설팅회사인 BBC 리서치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진단과 치료제시장은 2018년 5600만 달러(664억 원)에서 2024년 99억 달러(11조7천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 대표는 그동안 독자기술로 미생물의 유전자정보를 분석하고 진단할 수 있는 미생물 정밀 분류 플랫폼을 개발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천랩은 현재 약 12만 건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천랩 관계자는 “천랩의 데이터베이스는 세계 논문에 8500회 이상 인용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피인용 횟수가 가장 높은 상위 1% 논문으로 선정되는 등 학계와 관련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천랩이 구축한 장내 미생물 정보를 이용해 장 질환 치료제와 간 질환 치료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치료제 개발은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미생물 기반 치료제가 부작용이 적고 기존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지금까지 치료법이 없던 질병 치료에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천 대표는 이에따라 뇌 질환과 소아 관련 질환 등 기존 방식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목표로 해 미생물 치료제 개발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확보하게 될 약 264억 원의 자금 가운데 3분의 1은 치료제 개발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 확충에 사용할 방침도 세워뒀다.
천 대표는 “상장을 기회로 삼아 글로벌시장 진출을 목표로 솔루션 고도화, 치료제 개발, 헬스케어사업 강화 등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